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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내가 거시기 됐는가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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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손상대 기자
  • 작성일 : 2007-02-27 21:26:51

<153> 공짜맞어 (下)


몇초간 침묵이 흘렀다. 뚱녀의 가슴은 외국 영화에서나 가끔 볼 수 있었던 5리터짜리 우유통이었다. 한마디로 남자 머리통만한 애마부인 가슴 뺨치는 수준이라고 할까. 술이 팍깼다.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눈이 빠져라 그곳을 쳐다보고 있는데 굼벵이도 구부는 재주 있다고 이번에는 “에라 이왕 보는 것 양쪽다 봐라”며 뚱녀 스스로가 양쪽 가슴을 턱 꺼내 놓는데 놀라고 자빠질 지경이었다.


시집가면 1년 동안은 우유걱정 안하고 살수 있을 정도로 우람한 가슴이 흔들흔들 하고 있는데 친구 놈들 몸살 앓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두가 외면해놓고도 그저 수박만한 가슴 한번 만져보고 싶은지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벼.


그랬다. 뚱녀가 날씬한 처녀들의 아지트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몸매가 아니라 남자들을 현혹하는 나름대로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창동 수준에는 모자라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인기를 끌어 모으는 기술연마를 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뚱녀는 그 이후 여러가지 기술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박수갈채도 받았고 덤으로 팁까지 챙겼다(자세한 기술은 15세 이하 관람불가라 밝힐 수 없음을 양해바람).


이러기를 한두시간,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뚱녀가 뒤따라 나왔다. 그러고는 소주를 한잔만 사달라는 것이었다. 파트너를 했던 주당이 뭐라고 했는지 헐레벌떡 따라나온 것이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 소원 못 들어주겠는가. 혹시나 하면서 해장국집에 둥지를 틀었다. 순식간에 소주 몇병을 비우자 뚱녀의 혓바닥이 서서히 꼬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나 오늘 이 오빠 우리집에 모시고 갈꺼야”라면서 팔장을 끼고는 마치 연인처럼 포즈를 취했다. 보통 이럴때 남자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사업하는 친구가 눈을 찡긋하며 빨리 모시고 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둘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다음날 아침 전화가 걸려왔다. “야 어제 어떻게 된거야 내가 왜 뚱녀집에서 자고 있었냐”며 전혀 모르는듯 묻고 있었다. 술이 조금 취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모를리 없는 엉큼한 그놈의 속내를 들여다 보려니 속이 쓰렸다.
한마디 했다. “야! 너 마누라한데 사실대로 일러준다”고 정곡을 찌르니 하는말, “어이! 공짜는 공짜인데 내가 아무래도 따00것 같아. 뭐가 어떻게 된건지 눈떠보니 새벽 4시여.”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날은 뚱녀가 작심한 공격개시일이었음이 분명하다. 다른 아가씨들은 잘도 팔려가는데 자신은 항상 실패작이다 보니 에라 홧김에 몸푼다는 것이 그 놈이 걸린 것임이 분명했다.
‘성냥으로 귓구멍을 후비면 후비는 성냥보다는 후비키는 귓구멍이 더 시원하다’는 춘향이의 진리를 뚱녀 스스로 몸소 체험한 것이다. 그래도 그 놈은 재수 좋은 놈이 아닙니까 하느님. 자갈밭에 엎어진 우리보다 조개밭에 엎어진 그놈이 부럽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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