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 감사 둘러싼 의협 내홍…특별감사위 설치 무산

임총 재적 대의원 246명 중 최종 95명 참석…의결정족수 미달로 표결 불발
대의원회 "감사보고서 처리 절차 정당"…일부 감사의 언론·SNS 활동에 유감 표명
김교웅 의장 "집행부 회무 절차 정비해야"…감사 지적사항 개선·후속 조치 강조

김아름 기자 2026.10.31 19:50:47

대의원회 의장단이 임시대의원총회가 끝난 후 브리핑을 통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43차 종합학술대회 운영을 둘러싼 특별감사위원회 설치 논의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감사단과 집행부의 설명, 대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지만 정작 안건을 의결할 단계에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표결은 성립되지 않았지만 논의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은 가볍지 않았다. 감사보고서를 어떤 절차로 대의원총회에 제출할 것인지를 놓고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와 감사단이 맞섰고, 감사 내용의 외부 공개와 일부 감사의 SNS 활동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대의원회 의장단은 감사보고서 처리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없었다고 방어하면서도, 학술대회 운영과 관련한 집행부의 업무 처리에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특별감사위원회 설치 여부와 별개로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장 김교웅)는 31일 의협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제43차 종합학술대회 관련 특별감사위원회 설치 안건을 논의했다.

재적 대의원 246명 가운데 개회 당시 참석자는 115명이었다. 개회 정족수인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은 확보했지만, 안건 의결에 필요한 과반수 124명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양측의 설명과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동안 참석 인원은 더 줄었고, 최종적으로 약 95명만 남았다. 결국 특별감사위원회 설치 안건은 표결 절차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번 결과는 안건이 부결된 것이 아니라 의결정족수 미달에 따른 표결 불성립이다.

회의 종료 후 백브리핑에서는 안건 자체보다 감사보고서 처리 과정과 대의원회 운영의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박형욱 대의원회 부의장은 감사보고서가 임시대의원총회가 아닌 정기대의원총회에 제출돼 온 기존 절차를 설명하며 운영위원회가 권한을 남용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의협에서 실시된 수시감사 9건과 특별감사 1건의 보고서가 모두 정기대의원총회에 제출됐다"며 "상반기 감사 결과도 별도 임시총회에서 다루기보다는 하반기 감사보고서와 함께 정리해 정기총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처리해 왔다"고 설명했다.

감사 결과만 따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회계자료와 집행부의 소명도 함께 검토하도록 해 대의원들이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뒤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부의장은 "이러한 절차를 두고 운영위원회의 월권이나 대의원의 알 권리 침해를 주장하는 것은 정관과 규정, 기존 감사보고서 제출 관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임시총회 소집 여부 역시 감사단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임시총회를 열 수 있지만, 긴급성과 개최 실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하는 주체는 대의원회 의장과 운영위원회라는 것이다.

다만 감사보고서의 내용 자체를 의장이 임의로 수정하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감사의 독립성은 존중하되, 감사자료와 집행부의 설명을 함께 총회에 제출해 대의원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장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박 부의장은 "대의원회 의장과 운영위원회는 이번 임시대의원총회에 이르기까지 관련 정관과 규정을 준수해 왔다"며 "의장과 운영위원회가 월권을 행사한 것처럼 표현한 분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감사단 일부의 외부 활동에 대해서는 보다 강한 어조로 문제를 제기했다. 감사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된 이후 한 감사가 관련 보도를 공유하고, 비공개 운영위원회 회의 녹취 내용을 선별해 개인 유튜브에 게시하는 등 외부 활동을 이어갔다는 주장이다. SNS를 통한 반복적인 운영위원회 비판도 내부 신뢰를 훼손한 행위로 지목했다.

박 부의장은 이를 두고 "협회를 위하는 합리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정치적 선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사의 문제 제기 방식이 협회 내부의 신뢰와 소통을 해쳤다는 취지다.

반면 김교웅 대의원회 의장은 감사 절차를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집행부가 학술대회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번 임시총회가 소집된 배경 자체에 집행부 회무의 미비점이 있다"며 "관행적으로 처리해 왔다는 이유만으로 업무 절차의 불분명함을 정당화할 수 없으며, 감사단이 제기한 문제를 실제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감사위원회 설치를 논의하기 위해 임시총회가 소집됐다는 사실 자체가 집행부 회무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그동안 관행적으로 처리해 왔다는 이유로 절차상 미비점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별감사위원회 설치 안건이 표결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감사단의 지적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집행부가 불분명한 업무 처리 절차를 정비하고, 지적사항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 의장은 "집행부 회무에 있어서 불분명한 업무 처리 절차를 반드시 정비해야 할 것"이라며 "감사의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 및 실효성 있는 개선책이 반드시 수립돼야 한다. 정기감사에서 그런 미비점들이 개선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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