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아래 하지정맥류 신경 손상 줄인 치료법 찾았다

건국대병원 민지영·박상우 교수팀, 환자 50명·73개 다리 치료…시술 직후 폐쇄율 100%

김아름 기자 2026.10.29 10:49:30

(왼쪽)박상우, 민지영 교수

무릎 아래 하지정맥류를 치료할 때 우려되는 신경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치료법이 제시됐다. 열을 사용하지 않고 경화제나 의료용 접착제로 혈관을 폐쇄하는 방식으로, 연구 대상 다리 73개 모두에서 시술 직후 혈관 폐쇄가 확인됐으며 1년 추적 기간 재개통은 관찰되지 않았다.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민지영 교수(제1저자)와 박상우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무릎 아래 대복재정맥에 국한된 역류가 있는 환자 50명, 73개 다리를 대상으로 비열·비팽창마취 폐쇄술을 시행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Vascular Surgery: Venous and Lymphatic Disorders'에 발표했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판막의 기능 이상으로 혈액이 심장 방향으로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혈관이 늘어나고 돌출되는 질환이다. 다리 부종과 무거움이 나타날 수 있으며, 진행하면 피부색 변화나 궤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치료는 역류가 발생한 혈관을 폐쇄해 비정상적인 혈류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복재정맥은 다리 안쪽을 따라 흐르는 주요 정맥이다. 특히 무릎 아래 구간은 복재신경과 가까워 열을 이용해 혈관을 폐쇄할 경우 신경 손상 위험이 있다.

2022년 유럽혈관외과학회(ESVS) 가이드라인은 무릎 아래 구간에 열 소작술을 적용하지 않도록 권고했으며, 2023년 미국혈관외과학회(SVS) 등 미국 3개 학회의 가이드라인도 해당 부위에 대체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앞선 연구에서는 열 치료 후 신경 손상 발생률이 3.4%, 최대 7%까지 보고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열을 사용하지 않고 정맥 주변을 부풀리는 팽창마취도 시행하지 않는 폐쇄술을 적용했다.

전체 73개 다리 중 51개에는 회전 카테터와 경화제를 이용해 혈관 벽을 손상시켜 폐쇄하는 기계화학적 폐쇄술(mechanochemical ablation)을 시행했다. 나머지 22개에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 기반 의료용 접착제로 혈관 벽을 붙여 막는 접착제 폐쇄술(cyanoacrylate adhesive closure)을 적용했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 의료진과 정형외과 병·의원 2곳의 영상의학 전문의가 참여한 다기관 후향 연구다. 연구팀은 2020년 10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시술받은 환자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60세였으며, 여성 비율은 72%였다. 시술은 국소마취하에 발목 안쪽 혈관을 통해 진행됐다.

시술 직후 초음파 검사에서 73개 다리 모두 혈관이 완전히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1주, 1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에 시행한 추적 초음파에서도 혈관이 다시 열리는 재개통은 관찰되지 않았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심부정맥혈전증이나 폐색전증 등 중대한 이상반응은 발생하지 않았다. 복재신경 손상을 의심할 만한 영구적 감각이상도 확인되지 않았다.

정맥질환 임상 중증도 점수(VCSS)는 시술 전 중앙값 4점에서 시술 1주 후 0점으로 낮아졌으며, 이 같은 개선은 12개월까지 유지됐다. 두 시술법 모두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고, 모든 추적 시점에서 시술 전보다 점수가 유의하게 낮았다. 다만 12개월 평가 대상은 43개 다리였다.

경미한 이상반응은 일부 환자에게서 나타났다. 표재성 정맥염은 6개 다리(8%), 시술 부위 멍은 5개 다리(7%), 붕대나 압박스타킹과 관련된 피부 발진은 5개 다리(7%)에서 발생했다. 모두 보존적 치료를 통해 2주 이내 회복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후향적으로 진행돼 선택 편향 가능성이 있고, 시술법도 무작위 배정이 아닌 시술자 선호에 따라 결정됐다는 점을 한계로 제시했다. 표본 규모가 작고 추적 기간이 12개월에 그친 만큼,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향적 무작위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지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던 무릎 아래 대복재정맥을 신경 손상과 같은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환자들의 시술 부담은 덜고 더 안전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 교수는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에서 인터벤션영상의학을 전문으로 하며, 하지정맥류와 말초혈관 질환의 혈관 내 비수술적 치료를 연구하고 있다. 고주파 전극 개발과 기계화학적 폐쇄술의 안전성 평가 등 관련 시술 기법 연구도 이어오고 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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