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지방간, 식습관 나쁠수록 중증도 높아

국내 7개 의료기관 163명 분석…지방간 중증군 NQ 점수 52.9점

김아름 기자 2026.10.14 16:37:07

정수진 교수

소아·청소년 지방간은 식습관의 질이 나쁠수록 중증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간이 심한 아이일수록 단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의 섭취를 조절하는 능력이 낮고,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정도도 떨어졌다. 학교나 학원 주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분식점 등에서 음식을 사 먹는 빈도도 높았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여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수진 교수 연구팀은 국내 7개 의료기관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을 진단받은 만 6~18세 소아·청소년 163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대상자의 한국영양지수(Nutrition Quotient·NQ)를 활용해 식습관과 식사의 질을 평가했다. 간 초음파에서 확인된 지방간 정도에 따라 경도·중등도·중증으로 나눠 비교했다.

분석 결과, 지방간 중증도가 높을수록 전체 NQ 점수가 유의하게 낮아졌다. NQ는 점수가 높을수록 식습관의 질이 좋은 것을 의미한다.

경도 지방간군의 평균 NQ 점수는 59.3점이었다. 중등도군은 54.2점, 중증군은 52.9점으로 지방간이 심할수록 점수가 낮았다. 전체 대상자의 평균 점수는 55.5점으로, 일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의 평균인 61.2점보다 낮았다.

세부 영역에서는 건강하지 않은 음식 섭취를 조절하는 능력과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정도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단 음식과 단 음료, 기름진 음식, 패스트푸드 등의 섭취를 적절히 조절하는지를 평가하는 '절제' 점수는 경도군 59.1점에서 중등도군 53.0점, 중증군 52.4점으로 낮아졌다.

건강한 식습관을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실천하는지를 평가하는 '실천' 점수도 경도군 67.6점, 중등도군 57.1점, 중증군 54.7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지방간이 심한 아이일수록 건강하지 않은 음식 섭취를 조절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 음식 구매 행태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학교나 학원 주변에서 음식을 사 먹는 빈도가 지방간 중증도가 높을수록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중증군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분식점 등을 이용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지방간 관리를 위해 성장기에 맞는 균형 잡힌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기는 평생 이어질 식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인 만큼,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기보다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면서 건강하지 않은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수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소아·청소년 지방간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전반적인 식습관의 질이 낮고, 특히 건강하지 않은 음식 섭취를 조절하는 능력과 올바른 식습관을 실천하는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이에게 단순히 특정 음식을 먹지 말라고 하기보다는 부모를 포함한 가족이 함께 식사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7개 의료기관의 소아·청소년 지방간 환자를 대상으로 간 지방 축적 정도에 따른 식습관과 식사의 질을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연구 대상이 지방간 환자로 한정된 만큼, 연구팀은 대조군을 포함한 추가 연구를 통해 식습관과 지방간의 연관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26년 제36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에 선정됐다. 연구에는 분당차병원을 비롯해 충남대학교 세종병원,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서울성모병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등 국내 7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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