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서울의대, 반복서열 확장질환 원인 유전자 '25시간' 진단 플랫폼 개발

CRISPR-Cas9 및 나노포어 시퀀싱 적용… 소뇌실조증 미진단 환자 32.4% 원인 규명

홍유식 기자 2026.09.17 12:21:12

nCATS-STRiker 기반 반복서열 확장질환 진단 워크플로우. 혈액 DNA를 Cas9로 표적 절단해 나노포어로 읽고, STRiker가 반복서열과 메틸화를 분석해 진단 리포트를 생성한다. (총 25시간 소요)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문장섭 교수와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배상수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반복서열(STR) 확장 유전질환 관련 유전자 56곳을 단 한 번의 검사로 정밀 분석하는 원스톱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 14.1)' 최신호에 게재됐다.

반복서열 확장질환은 특정 유전자 문자열이 비정상적으로 반복 증식하며 소뇌실조증 등 신경계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군이다. 기존 기술로는 긴 반복 구조를 읽어내기 어려워, 환자들이 확진을 받기까지 평균 8.9년이 소요됐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CRISPR-Cas9)로 타깃 유전자 56곳을 선택 절단한 뒤 3세대 나노포어 시퀀싱으로 분석하는 'nCATS' 기법을 최적화하고, 자동 판독·시각화 소프트웨어인 'STRiker'를 결합했다. 이에 따라 DNA 추출부터 시퀀싱 및 전산 분석까지 총 25시간 만에 진단을 완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2~6개월이 걸리던 진단 기간을 단 1~2일로 획기적으로 줄인 셈이다.

기존 검사로 원인을 찾지 못했던 소뇌실조증 환자 37명에게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32.4%(12명)에서 새롭게 원인 유전자를 규명했다. 특히 PRNP 유전자 반복 확장은 아시아인 최초 보고 사례로 기록됐다. 추가 가계 검사를 통해 환자 가족 6명의 조기 진단 및 유전상담 기회도 확보했다.

또한 유전자를 증폭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분석해 'DNA 메틸화' 상태까지 동시 확인하는 데 성공, 동일한 유전자 이상 내에서도 증상 발현 양상이 달라지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문장섭 서울대병원 교수는 "진단에 어려움을 겪던 미진단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며 "소뇌실조증을 넘어 다양한 반복서열 확장질환 전반으로 진단 범위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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