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해외여행 앞두고 '허리 비상'…비행 전 척추건강 챙겨야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 환자, 장시간 같은 자세에 통증·저림 악화 가능

김아름 기자 2026.09.09 17:36:47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장거리 비행에 따른 척추 건강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나 척추관협착증 등 기존 척추질환이 있는 경우 좁은 좌석에서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허리와 주변 근육에 부담이 쌓여 평소 통증이나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장거리 여행은 비행시간뿐 아니라 공항 이동, 수속, 수하물 운반, 여행지에서의 보행까지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여행 전 자신의 증상을 점검하고 비행 중에는 가능한 한 자세를 자주 바꾸며, 무거운 짐을 갑자기 들어 올리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비행기 좌석은 공간이 제한돼 있어 허리를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장시간 비행에서는 자연스럽게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게 된다. 엉덩이를 좌석 앞으로 빼고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보거나 잠을 자는 자세가 지속되면 허리 주변 근육과 척추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장시간 같은 자세가 이어지면 허리의 피로감이나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허리디스크가 있는 경우에는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다리로 이어지는 방사통이나 저림이 평소보다 심해질 수 있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다리 통증과 저림이 심해지는 양상이 흔하기 때문에 장거리 비행 이후 공항을 이동하거나 여행지에서 장시간 걷는 과정에서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여행 당일에는 비행기 안에서만 허리에 부담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집에서 공항으로 이동하고, 체크인과 출국 수속을 거쳐 탑승구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장시간 걷거나 캐리어를 끌어야 한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수하물을 찾고 짐을 차량에 싣거나 숙소로 옮기는 과정이 이어진다.

장시간 비행으로 허리가 이미 피로해진 상태에서 무거운 캐리어를 갑자기 들어 올리는 동작은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소 척추질환이 있거나 최근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잦아졌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통증이 심해졌거나 걷는 데 불편함이 커졌다면 여행 전에 의료진과 상담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여행 기간과 이동 일정을 고려해 필요한 약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있다면 가능하면 복도 좌석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간중간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기 상대적으로 편하기 때문이다.

좌석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고 허리를 지나치게 구부리지 않는 것이 좋다. 허리와 좌석 사이가 뜬다면 작은 쿠션이나 말아 놓은 수건 등을 받쳐 허리를 편안하게 지지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앉아 있는 동안 발목을 움직이거나 다리를 가볍게 펴는 등 몸을 틈틈이 움직이고, 가능하다면 중간중간 자리에서 일어나 통로를 가볍게 걷는 것이 좋다.

다만 허리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허리를 과도하게 비틀거나 무리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다리 통증이나 저림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행지에 도착한 이후에도 허리에 갑작스러운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캐리어를 들어 올릴 때는 허리만 숙여서 들기보다는 무릎을 굽혀 짐을 몸 가까이에 둔 상태에서 들어 올리는 것이 좋다. 무거운 짐은 가능한 한 바퀴를 이용해 이동하고, 기내 선반이나 차량 트렁크에 짐을 올리고 내릴 때도 허리 힘만으로 들어 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광 일정 역시 자신의 척추 상태를 고려해 조절해야 한다. 여행지에서 장시간 걷거나 계단을 많이 이용해야 하는 일정이라면 처음부터 무리하기보다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활동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특히 통증이 있는데도 여행 일정 때문에 참고 계속 걷는 것은 피해야 한다. 평소보다 통증이나 저림이 심해진다면 일정을 줄이고 충분히 휴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정상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장시간 비행 자체가 허리디스크를 새롭게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좁은 좌석에서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허리에 부담이 쌓이면서 기존 척추질환으로 인한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악화될 수 있다"며 "특히 평소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 전 자신의 증상을 충분히 관리하고, 비행 중에도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 중 허리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 평소와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여행 후유증으로 여기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며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여행 일정을 소화하기보다 자신의 척추 상태에 맞춰 활동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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