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한의사 레이저 사용, 전문 교육·면허범위 따져야"

한의원 부스서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 문제 제기…"인체 영향·부작용 등 전문교육 선행돼야"

김아름 기자 2026.09.09 16:30:10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의사회가 의료기기 사용 여부는 단순한 기기 조작 능력이 아니라 전문적인 교육과 면허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2026 서울의료관광 국제트래블마트' 행사장 내 한의원 부스를 찾아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레이저와 같이 환자의 신체에 직접 작용하는 의료기기의 경우 기기 사용법을 익히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작동 원리와 인체 조직에 미치는 영향, 출력과 침투 깊이에 따른 변화, 부작용 및 후유증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 회장은 해당 한의원 관계자에게 "한의과 대학에서 레이저 교육 과정이 어디 있느냐"며 "한의학과 신기술을 접목한다는 설명만으로 환자의 신체에 직접 작용하는 의료기기의 사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레이저의 특성상 사용 방식에 따라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황 회장은 "레이저는 잘못 사용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의료기기"라며 "출력과 침투 깊이에 따라 인체 세포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만큼 해당 기기의 작동 원리와 인체에 대한 영향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레이저 시술 이후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고 레이저의 강도와 깊이에 따라 세포와 조직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며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의 건강 때문"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레이저라는 용어의 의미를 아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레이저가 어떤 원리로 작용하고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LASER'가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약자라는 점을 단순히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레이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의 몸에 사용하겠다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의사와 한의사의 교육과정 차이도 언급했다.

그는 "의사들은 의과대학 교육과정을 통해 인체와 질환에 대한 의학적 교육을 받고 이후 수련과 학회 등을 통해 의료행위와 의료기기에 관한 교육을 지속하면서 전문적인 지식과 술기를 갖추고 있다"며 "이를 한의대 정규 교육과정에 없는 레이저 사용과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한의원 관계자가 레이저 사용과 관련해 변호사의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한 데 대해서는 개별적인 민간 법률 자문과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법적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돈을 받고 자문한 변호사의 개별 의견과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판단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저 의료기기의 침습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단순히 피부에 접촉하거나 침투하는지 여부만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황 회장은 "레이저는 피부에 에너지를 전달해 조직에 열을 발생시키거나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며 "단순히 피부에 침습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원리의 의료기기를, 어떤 교육을 받은 의료인이, 어떤 면허 범위에서 사용하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논란을 의사와 한의사 간 직역 갈등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의사가 레이저를 비롯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려면 해당 기기의 원리와 인체 조직에 미치는 영향, 출력과 침투 깊이에 따른 조직 변화, 부작용 및 후유증 등에 대한 교육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살펴봐야 하며, 해당 의료행위가 관련 법령상 면허 범위에 포함되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교육받지 않은 상태에서 그러한 행위를 환자에게 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고 위법이며 환자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직역의 영역 확대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의대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우지 않은 현대 의료기기를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을 단순히 신기술을 접목한다는 논리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환자의 몸에 직접 작용하는 의료행위라면 교육받은 범위와 면허의 범위를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그동안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확대 움직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난해 12월 8일에는 일부 한의사 단체가 고출력 레이저와 박피장비 등 다양한 레이저 의료기기를 활용한 침습적 시술 교육과 시연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명했다.

당시 서울시의사회는 침습적 레이저 시술의 경우 전문적인 의학지식과 안전장비가 요구되는 의료행위라며, 적절한 자격과 수련체계 없이 해당 시술을 교육하거나 임상에 적용할 경우 국민 건강에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한 색소·혈관 치료와 박피, 리프팅, 제모 등의 시술 과정에서 화상이나 반흔, 감염, 색소 이상, 시력 손상 등의 부작용 가능성을 지적하며 정부와 보건당국에 관련 안전기준과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한 바 있다.

2024년 9월에도 한의사 단체가 초음파와 체외진단키트의 건강보험 급여화 및 엑스레이 사용 허용 등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현대 의료기기 사용 확대가 의료인 면허체계와 국민 건강에 미칠 영향을 지적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앞으로도 의료기기 사용 가능 여부를 단순히 특정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지 여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할 방침이다.

황 회장은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직역의 영역 확대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한의대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우지 않은 현대 의료기기를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을 단순히 신기술을 접목한다는 논리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환자의 몸에 직접 작용하는 의료행위에서 교육받은 범위와 면허의 범위를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서울시의사회는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무분별한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
- "끊어진 삶에 다리를 놓다"… 서울재활병원이 만드는 '전인적 재활'
- 연세의대, 조울증 환자 약물 감량 기준 밝혀
- 의협 김택우 회장,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만나 의료현안 논의
- 간협, 안성에 재택간호센터 개소…"간호, 병원 넘어 지역사회로"
- "실사부터 폭력 피해까지"…의협, 회원 권익보호 전방위 강화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