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준비 여성 10명 중 3명만 엽산 복용…"건강관리 점검 필요"

일산백병원 한정열 교수팀, 임신 준비 여성 4만2730명 분석

김아름 기자 2026.08.27 17:10:52

한정열 교수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10명 가운데 엽산을 복용하는 여성은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엽산을 복용하는 여성은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흡연·음주나 우울 증상, 수면장애 등이 있는 경우 엽산 복용 가능성이 낮았다. 엽산 복용 여부가 단순한 영양제 섭취를 넘어 임신 전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관리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 연구팀은 서울시 임신 전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 4만2730명의 자료를 분석해 임신 전 엽산 복용 현황과 다양한 건강·생활습관 요인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Women's Health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 대상은 2017년 1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20~45세 여성이다. 분석 결과 임신을 준비하면서 엽산을 복용한다고 응답한 여성은 1만5003명으로 전체의 35.1%에 그쳤다. 나머지 64.9%인 2만7727명은 엽산을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 복용률과 비교하면 국내 임신 준비 여성의 엽산 복용률은 일본 20.5%, 호주 23%보다 높았지만 네덜란드 51%, 캐나다 58%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과거 임신 및 유산 경험에 따라 엽산 복용 여부에 차이가 컸다. 다른 요인을 보정한 분석에서 자연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엽산을 복용할 가능성이 3.55배 높았다. 인공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도 엽산 복용 가능성이 1.43배 높았다.

연령 역시 영향을 미쳤다. 35세 이상 여성은 35세 미만 여성보다 엽산을 복용할 가능성이 1.42배 높았다. BMI 23kg/㎡ 이상인 여성도 정상 BMI 여성보다 엽산 복용 가능성이 1.07배 높았다.

생활습관에서는 운동 여부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운동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엽산을 복용할 가능성이 1.18배 높았다. 실제 엽산 복용률도 주 1회 이상 운동하는 여성은 36.0%로 주 1회 미만인 여성의 32.4%보다 높았다.

반면 흡연과 음주는 엽산 복용과 부정적인 연관성을 보였다. 흡연 여성은 비흡연 여성보다 엽산 복용 가능성이 26% 낮았으며, 실제 복용률도 흡연 여성 27.6%, 비흡연 여성 35.4%로 차이를 보였다. 음주 여성 역시 비음주 여성보다 엽산 복용 가능성이 24% 낮았다.

정신건강과 수면 상태도 관련이 있었다. 우울증 선별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난 여성은 엽산 복용 가능성이 14% 낮았고, 불면증이 있는 여성은 8%, 폭식증 선별 양성 여성은 13% 낮았다.

사회경제적 요인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월 가구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여성은 300만원 미만 여성보다 엽산을 복용할 가능성이 1.20배 높았다. 미혼 여성은 기혼 여성보다 엽산 복용 가능성이 55% 낮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엽산 복용 여부 자체가 특정 질환의 원인이나 진단을 의미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엽산을 챙겨 먹는 여성들이 운동, 금연·절주 등 다른 건강관리 행동에도 적극적인 경향을 보인 만큼, 임신 전 건강관리 수준을 파악하는 하나의 지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엽산은 임신 초기 태아의 신경관이 정상적으로 형성되는 데 중요한 영양소다. 특히 임신 사실을 알기 전인 임신 초기부터 충분한 엽산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을 시도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임신 12주까지 매일 400㎍(0.4mg)의 엽산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인용된 선행 연구에서도 임신 전후 엽산 보충이 신경관 결손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임신 전 엽산 복용이 자연유산 및 조산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엽산을 복용하는 것은 태아의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 중 하나"라며 "이번 연구에서 엽산 복용 여부가 운동, 흡연, 음주, 정신건강, 사회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건강 관련 요인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임신 전 진료에서는 엽산 복용 여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생활습관과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임신 시도 직전이 아니라 최소 3개월 전부터 건강관리를 시작하고 엽산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아름 기자
- 대한체육회, OCA 아시아스포츠의과학상 수상
- 중앙대병원, 신장이식 수술 명의 외과 하종원 교수 초빙
- 연세대 보건·융합보건의료대학원, 최고위과정 37기 모집
- 5개 보건의약단체, 차지호 WHO 사무총장 후보 지지
- 지규열 연세하나병원장, 신경외과병원협의회서 '관리급여' 정책 변화 조명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