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후에도 설사·복통 계속된다면… 장염과 과민성장증후군 구별해야

"고열·혈변 등 평소와 다른 증상 나타날땐 원인 파악 중요"

김혜란 기자 2026.08.25 16:12:53

용인성모내과의원 홍기평 대표원장

 

여름 휴가를 다녀온 뒤 설사가 며칠째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여행지에서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접하거나 과식과 음주가 이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장이 예민해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설사와 복통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거나 한동안 괜찮다가 다시 반복된다면 단순한 배탈인지,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과 같은 다른 원인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염과 과민성장증후군은 모두 복통과 설사, 배변 습관 변화 등을 일으킬 수 있지만 발생 원인과 증상의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 휴가철에는 음식이나 물을 통해 세균·바이러스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갑작스럽게 시작된 설사라면 감염성 장염 가능성을 먼저 고려할 수 있다.

장염은 장 점막에 염증이 발생한 상태로, 감염이 원인이 되는 경우 설사와 복통을 비롯해 구토, 메스꺼움, 발열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심한 설사가 반복되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 탈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소변량이 줄고 입이 심하게 마르거나 어지럼증과 무기력감이 동반된다면 수분 상태도 함께 살펴야 한다.

반면 과민성장증후군은 검사에서 장의 구조적인 이상이나 뚜렷한 염증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복통과 배변 습관 변화가 반복되는 기능성 장질환이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특정 음식을 먹은 뒤 배가 아프고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 일이 반복되기도 하며, 설사뿐 아니라 변비가 나타나거나 두 증상이 번갈아 나타날 수도 있다.

증상이 나타난 시점과 지속 기간도 두 질환을 구분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여행 중이나 직후 갑자기 설사가 시작됐고 발열이나 구토 등이 동반됐다면 급성 장염을 먼저 살펴볼 수 있다. 반대로 이전부터 비슷한 복통과 배변 습관 변화가 반복됐고 스트레스나 식사에 따라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과민성장증후군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설사가 오래 지속된다는 이유만으로 과민성장증후군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혈변이나 원인을 알기 어려운 체중 감소, 빈혈, 야간에도 잠에서 깰 정도의 설사 등이 나타난다면 다른 장질환이 원인인지 확인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혈액검사나 대변검사를 시행할 수 있으며, 증상의 기간과 양상에 따라 대장내시경을 통해 장 점막의 상태를 살펴보기도 한다.

치료와 관리 방법 역시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급성 장염에서는 설사로 손실된 수분과 전해질을 적절하게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며 원인과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자신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과 생활습관을 파악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을 병행하면서 증상 유형에 따른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휴가 후 설사가 이어질 때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채 지사제에만 의존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감염 여부와 증상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고열이나 혈변, 심한 복통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히 설사를 멈추는 데 집중하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용인성모내과의원 홍기평 대표원장은 "휴가철에는 평소와 다른 음식이나 물을 접하면서 갑작스럽게 장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모든 설사와 복통이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며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발열·구토 여부, 이전에도 비슷한 증상이 반복됐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장염과 과민성장증후군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휴가 이후 나타난 설사는 일시적인 장 트러블로 끝날 수도 있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양상이 달라진다.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됐는지, 어떤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원인을 확인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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