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대면진료 약 배송 전면 확대 추진…'민관협의체' 구성 착수

약사회 '약국 생태계 파괴·안전성 우려' 반발 속 유통·제도적 쟁점 부각

홍유식 기자 2026.08.25 10:37:14

정부가 오는 12월 24일 의료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일부 취약계층에 한정했던 비대면진료 약 배송을 전체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보건의료계의 쟁점으로 부상했다.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는 약사단체와 비대면진료 중개업체가 참여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운영해 약 배송 대상 확대 및 약사법·의료법 개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당초 정부는 섬·벽지, 장애인, 감염병 환자 등 특정 대상에 한해 동네약국 중심의 배송을 허용하려 했으나, 국민 편의성 제고를 명분으로 전면 확대 카드를 꺼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환자의 약국 방문 불편을 줄이기 위해 기존 주 단위로 제공되던 약국별 의약품 구매·조제 정보 제공 주기를 대폭 단축하고, 의약품 수량 정보까지 중개업자에게 공개해 약국 재고 검색 체계를 효율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간의 시각차는 팽팽하다.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업계는 "약 배송 전면 확대가 의약품 남용, 변질·배송 사고에 따른 안전성 위협, 비대면 전담약국 및 대형 플랫폼 중심의 시장 재편으로 이어져 지역 골목약국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플랫폼 업계와 산업계는 국민 수령 편의 제고와 헬스케어 혁신을 위해 배송 대상 확대와 재고 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정부 발표의 핵심 쟁점은 약 배송 허용 범위와 의약품 유통 질서 확립 간의 조율이다.

우선 플랫폼 업계가 강력히 요구해 온 약 배송 전면 허용이 현실화될 경우, 배송 과정에서의 의약품 변질, 대리 수령에 따른 오남용, 오배송 발생 시 책임 소재 규명 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전담약국 설립을 금지하고 동네약국 중심의 배송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인 단속 기준과 복약지도 실효성 확보 방안을 두고 실무적 난항이 예상된다.

또한, 비대면진료 중개업자의 도매업 겸영 제한 및 특정 약국과의 도매상 특수관계 거래 금지 등 유통 구도 정비안도 뜨거운 감자다. 플랫폼이 의약품 유통 시장에 직접 개입해 불공정 거래를 유발하는 것을 막겠다는 구상이지만, 중개업계는 사업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이해관계자 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조제약 품질관리, 수령 확인, 복약지도 등 세부 안전 대책을 병행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약 배송 확대를 둘러싼 약사회와 플랫폼 업계 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법안 및 하위법령 개정 과정에서 치열한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홍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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