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산란계 농가들의 숙원이었던 AI 백신 접종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란계에 대한 AI 백신 접종에 대해 입장을 유보해 왔던 질병관리청이 최근 송옥주 국회의원(경기 화성시갑)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인체 감염 예방과 방역을 위한 '선제적 원헬스 다부처 협력연구'의 필요성을 공식 표명한데 이어, 농식품부가 다부처 공동 연구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하면서 부처 간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물꼬가 트였다.
올들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 의원은 인수공통전염병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백신을 산란계에 도입하는 방안과 관련해 질병관리청과 농식품부에 수차례 공식 입장을 요청해 왔다.
산란계에 대한 AI 백신 접종은 변이 바이러스 출현이나 인체 감염 위험 등 국민 보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민감한 사안인 만큼, 그동안 방역 당국 간 논의와 결정에 신중을 기해왔던 사안이다. 산란계에 대한 고병원성 AI백신 접종 논의는 매년 반복되는 대량 살처분과 계란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예방적 살처분 반경 축소(3km→500m) 등 차단방역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산란계 살처분 수는 2023-24절기 267만 마리에서 2024-25절기 483만 마리, 2025-26절기에는 사육두수의 13.7%에 달하는 1134만 마리로 폭증했다.
특히 2025-26절기 가금농장 AI 발생 62건 중 절반인 31건이 산란계에 집중되면서 특란 30구 가격이 8000원에 육박하는 등 소비자 물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현재 농식품부는 긴급 대비용 항원뱅크 백신 1000만 회분(H5N1 500만, H5N3 500만)을 비축하고, 감염계와 백신 접종계를 구별하는 진단(DIVA)기술을 연구하면서 AI백신 접종에 대비해 왔다.
다만 농림축산검역본부 내 전담 연구 인력이 3명(연구관 1명, 연구사 2명)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향후 다부처 연구 착수를 기점으로 전담 인력 확충과 예산 증액 등 실질적인 정책 이행 동력이 확보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해 백신 접종을 통한 극적인 전환을 이룬 사례로 2014년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된 구제역 백신 접종이 꼽히고 있다.
백신 도입 전인 2010~2011년에는 3748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2조 7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348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구제역 백신이 도입되면서 구제역 발생건수와 살처분 마리수는 2014년 188건, 17만 마리에서 3년만인 2017년 9건, 1400마리로 급감했다.
송 의원은 "산란계 AI 백신 접종은 농가 생존권 보장은 물론, 인수공통전염병 차단과 국민 보건 안전이 복합적으로 걸린 막중한 사안"이라며 "질병청과 농식품부가 원헬스 다부처 연구에 뜻을 모은 만큼, '민·관·학·연 AI 백신 협의기구'를 조속히 구성해 백신 상용화와 상시 접종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관련 인력과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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