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립 상급종합병원 77%, 특정 도매업체 1곳이 의료기기 독점 공급"

남인순 의원, 국공립 병원과 극명한 대비… 간납사·특수관계인 부당 이익 및 건보 재정 악영향 우려

홍유식 기자 2026.10.08 09:48:35

국내 주요 사립 상급종합병원이 특정 의료기기 도매업체 한 곳으로부터 물품 절대 다수를 공급받는 '독점 유통' 구조가 심화하면서, 의료기기 유통 시장의 불공정 관행과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전면적인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송파병)이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상급종합병원별 의료기기 공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7월 기준 전체 35개 사립 상급종합병원 중 77%에 달하는 27개소가 특정 의료기기 도매상 1곳으로부터 전체 물량의 90% 이상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7개 병원은 특정 업체 공급 비중이 99% 이상에 달했다. 10여 개 도매업체를 통해 경쟁 입찰을 거치는 국공립 상급종합병원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독점 납품 업체 다수가 병원이나 재단과 인맥·지분으로 얽힌 특수관계인 간접납품회사(간납사)라는 점이다.

님 의원에 따르면, 일례로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최상위 지배주주인 가톨릭학원 관계사인 간납사 '오페라살루따리스'를 통해 연간 약 500억~700억 원 규모(전체 공급액의 99% 이상)의 의료기기를 납품받고 있으며, 해당 간납사는 지난해 법인에 90억 원을 기부하고 주주사에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소유한 지오영의 계열사 '케어캠프' 역시 10개 사립 상급종합병원에 의료기기를 독점 납품하며 수천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수관계 간납사 중심의 독점 거래 구조는 대금 결제 지연, 과도한 할인율 요구, 손실 책임 전가 등 갑질 관행을 양산할 뿐만 아니라, 저가로 구매한 물품을 병원에 고가로 납품해 챙긴 차액이 재단 수익으로 환원되는 사유화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남인순 의원은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가 특수관계 간납사를 거쳐 특정 재단과 병원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며 "수백억 원 규모의 거래가 특정 업체에 집중된 만큼 실제 매입가와 병원 공급가, 간납사 마진을 포함한 종합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건강보험 재정 영향 분석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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