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지 않았다면 유출도 없다"…서울시醫, CCTV 재검토 촉구

산부인과 등 의료기관 영상 유포 사태에 "환자의 가장 민감한 정보가 범죄 표적 될 수 있어"

김아름 기자 2026.10.07 16:58:22

서울시의사회가 최근 해외 불법 사이트에 국내 의료기관의 수술·진료 영상이 유포된 사건과 관련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단순 해킹이나 개별 의료기관의 보안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며, 수술실 CCTV 의무화 제도의 폐기를 포함한 근본적인 재검토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7일 산부인과 진료·수술 영상까지 유포된 점을 지적하며 환자의 사생활과 인권 침해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주장했다.

우선 수술실 영상이 일반적인 CCTV 영상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환자가 의식을 잃거나 스스로 방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수술을 받는 과정이 촬영되고, 산부인과의 경우 신체의 은밀한 부위가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는 단순한 개인정보를 넘어 개인의 존엄성과 사생활의 핵심 영역에 해당하는 정보"라며 "한번 외부로 유출돼 복제·재유포되면 완전한 회수가 불가능하고 피해는 환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다"고 밝혔다.

또 강력한 암호화와 망분리 등 보안대책을 마련하더라도 해킹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강력한 보안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애초에 촬영·저장되지 않은 영상은 유출될 수 없다는 가장 근본적인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IP카메라를 사용하지 말자거나 보안점검을 강화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수술실 CCTV 의무화가 도입될 당시부터 의료계가 환자와 의료진의 기본권 침해 및 영상정보 유출 위험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영상 유포 사태가 발생한 만큼 당시 제기된 우려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의사회는 "국가는 CCTV 설치 의무를 법률로 부과하면서 그로 인해 생성된 영상의 보관·관리와 유출 방지에 대한 막중한 책임은 개별 의료기관에 부담시키고 있다"며 "국가가 제도로 만들어낸 새로운 위험을 의료기관의 보안 의식 부족만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환자의 가장 은밀하고 취약한 순간을 기록해 범죄의 표적이 될 위험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의사회는 정부와 국회에 △의료기관 영상 유출 경위와 규모 및 재유포 실태 철저 조사 △피해 환자 보호와 추가 유출 방지 △수술실 영상정보 생성·보관 자체가 갖는 위험성을 포함한 제도의 효과와 부작용 전면 실태조사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제도의 폐기를 포함한 제도 자체의 필요성과 적정성 원점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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