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매년 시력검사 추진…"소아 근시 국가 관리해야"

안과학회, 근시 진행 억제 정책토론회서 국가 차원 예방과 관리체계 제안
2050년 근시 유병률 90.9% 전망…복지부·교육부 협력 법·제도 개선 논의

김아름 기자 2026.09.29 09:55:59

(왼쪽부터)김태임 대한안과학회 총무이사, 안지윤 대한안과학회 부총무이사, 박진구 대한안과의사회 총무, 김은철 대한검안학회 회장, 신선영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근시총괄이사, 최미영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회장,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차흥원 한국실명예방재단 이사장, 김찬윤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김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윤은숙 한겨레 건강한겨레 부편집장, 김성수 한국근시학회 회장,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경식 한국근시학회 정책이사

 

소아·청소년 근시를 국가 차원에서 예방·관리하기 위해 초등학생의 시력을 매년 확인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안과 진료로 연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대한안과학회는 지난 2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근시 진행 억제 정책 토론회'를 열고 급증하는 소아·청소년 근시의 현황과 합병증, 사회경제적 부담을 짚었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의원과 김윤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안과학회와 한국실명예방재단이 공동 주관했다.

대한안과학회 김찬윤 이사장은 "한국 소아·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근시 관리는 개인과 가정의 노력에 맡기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관리 시스템 마련을 강조했다.

차흥원 한국실명예방재단 이사장도 고도근시를 단순한 시력 저하가 아닌 질환으로 보고 예방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윤 의원은 "소아 근시는 방치하면 고도근시로 진행하고 실명 위험을 높일 수 있음에도 건강보험 적용 등 적절한 관리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찬윤(왼쪽 두 번째)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이 28일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아 발언을 하고 있다

2050년 근시 90.9%…고도근시도 31.3%

이날 첫 발표에 나선 최미영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장은 '대한민국 근시 발생의 현황과 근시 진행 억제의 근거'를 주제로 국내 근시 실태와 예방 필요성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서울 지역 19세 남성 약 52만명의 2013~2022년 자료를 토대로 2050년 근시 유병률이 90.9%, 고도근시 유병률은 31.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서울 지역 19세 남성 자료를 기반으로 한 예측치라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근시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을 늘리고 연속적인 근거리 작업과 스마트기기 사용을 줄이는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대만·중국·싱가포르·일본 등은 근시를 주요 공중보건 의제로 다루며 국가 주도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한국도 야외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한편 근시 예방과 진행 억제를 위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도근시, 망막박리·녹내장 등 위험 높여

최경식 한국근시학회 정책이사는 '고도근시의 질병 부담과 사회경제적 손실'을 발표했다.

근시가 심해질수록 망막박리와 녹내장, 근시성 황반변성 등 안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표에 따르면 망막박리 위험은 근시가 없는 사람과 비교해 저도근시 3.2배, 중등도근시 8.7배, 고도근시 12.6배 높았다.

고도근시에서는 녹내장 위험이 4.6배, 근시성 황반변성 위험이 약 102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최 이사는 "근시 진행 억제 치료와 근시 합병증 진료, 굴절교정수술 등에 따른 비용과 생산성 손실을 아우르는 국가 단위 통계가 없다"며 "근시의 질병 부담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국가 감시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모든 학년 연 1회 시력 확인"

국가 근시 감시·관리체계 구축 방안도 제시됐다.

안지윤 대한안과학회 부총무이사는 현재 일부 학년을 중심으로 시행되는 학생 건강검진의 시력 확인을 모든 학년에서 연 1회 이상 실시하고 결과를 누적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검사에서 근시가 새롭게 발견되거나 시력 변화가 빠른 학생은 안과 진료로 연계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학교 야외활동과 눈 건강 교육을 포함한 국가 학교 눈 건강 예방사업 △근시 진행 억제 치료의 효과·안전성 관리 △장기 코호트와 시범사업을 통한 국가 통계 구축 △성인기 근시 합병증 관리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토론에서는 학교를 중심으로 한 조기 발견과 의료기관 연계 방안도 논의됐다.

김은철 대한검안학회장은 근시 예방과 진행 억제를 의료행위의 관점에서 관리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정확한 치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성수 한국근시학회장은 소아기에 진료를 받더라도 성인 이후 관리가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있다며 소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장기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은숙 건강한겨레 부편집장 역시 학교를 아동·청소년 공공보건의 주요 플랫폼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제안했다.  하루 2시간 야외활동, 모니터와 30cm 거리 유지, 40분마다 휴식 등을 골자로 하는 '2-3-4 정책' 보급도 제안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건강검진 사업을 담당하는 전은정 건강증진과장은 매년 시력검사를 시행하려면 초등학생의 시력 변화가 빠르다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별도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 없이 일반적인 수준의 시력검사를 시행하는 방안이라면 제도적 수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정부는 2027년 3월부터 학생건강검진을 원하는 검진기관에서 원하는 시기에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다.

김윤 의원은 "복지부와 교육부의 원활한 협업을 위해 필요한 논의를 이어가겠다"며 "필요하다면 신규 법안을 발의하거나 기존 법안의 심의 과정에서 근시 관리가 다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
- 목 흉터없는 겨드랑이 로봇 갑상선수술, 장기 재발률 0.9%
- 비트컴퓨터, AI 심사청구 검색 'Medigent AI' 출시
- '장 지키는 항체' IgA, 과음하면 간 염증 키운다
- 이화의료원, AI·성차의학 융합…'글로벌 정밀의료' 속도
- 알츠하이머병 '이상행동' 원인 찾았다…타우·루이소체 주목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