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특세 초과세수를 틈 타 농특회계 재원이 법에 전출 근거가 없는 다른 회계·기금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농업 구조개혁에 투자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임미애 의원이 2027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현행 '농어촌구조개선 특별회계법'에 전출 근거가 없는 다른 회계·기금 등에 총 9조 5천억원이 넘는 전출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농특회계에서 전출할 수 있도록 규정된 곳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지역자율계정, FTA이행지원기금, 공익직불기금, 농어업재해재보험기금 에 불과하다.
그러나 2027년도 예산안에는 이와 별도로 △축산발전기금 1조8879억원 △수산발전기금 7386억원 △농업발전기금 4조7818억원 △미래대응기금 1조2427억원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지원·세종·제주계정 약 9000억원 등 총 9조5500억원을 전출하도록 편성했다.
이 같은 대규모 전출의 배경에는 약 6조원으로 추산되는 올해 농특세 초과세수가 있다. 농업·농촌 구조개선을 위한 목적세가 더 걷혔지만, 농업 구조개혁을 위한 추가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과 다른 기금의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예산당국은 '국가재정법' 제13조를 근거로 회계·기금 간 전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는 2025회계연도 결산분석에서 국가재정법의 일반적인 규정만을 근거로 농특회계법상 세출 용도로 규정되지 않은 다른 회계·기금에 전출금을 편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미래대응기금으로의 전출이다. 국회에 제출된 미래대응기금 설치법 제정안에는 기금 재원인 내국세에서 농특세를 제외하고 있다. 그런데도 2027년도 예산안에서는 농특회계에서 미래대응기금으로 1조2427억원을 전출하도록 편성했다. 이는 농특회계법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더욱이 농업발전기금과 달리 미래대응기금은 농업 분야에 한정된 기금이 아니어서, 농특회계에서 넘어간 재원이 실제 농업 분야에 얼마나 투자될지도 불투명하다.
미래대응기금으로 전출된 농특회계 재원이 농어촌기본소득 사업에 편성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향후 기본소득 사업이 확대되면 농특세 재원의 상당 부분을 농어촌기본소득 예산으로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특세 초과세수를 공공비축농지 확대, 농업 생산기반 확충, 청년농 육성 등 농업 구조개혁에 집중 투자하지 못하고 다른 회계·기금으로 돌릴 경우, 농특회계가 농업과 무관한 사업의'쌈짓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미애 의원은 "농특세는 농업·농촌의 구조개선을 위해 도입한 목적세인 만큼 세수가 더 걷혔다면 농업의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에 투자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맞다"며 "농특세 초과세수가 공공비축농지 확대와 농업 생산기반 확충, 청년농 육성 등 미래농업에 온전히 투자될 수 있도록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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