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차병원 난임센터(원장 궁미경) 한애라 교수는 난소를 공격하는 항난소자가항체(Anti-Ovarian Antibody, AOA)의 유무에 따라 난소기능이 조절되는 요인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난소기능 저하 환자의 면역 상태에 따라 위험을 예측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Autoimmunity'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 교수팀은 생식과 관련해 아무런 치료도 시작하지 않은 여성 803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연구 대상자를 항난소자가항체가 없는 여성 668명과 항체가 있는 여성 135명으로 나눠 호르몬과 혈당, 염증 수치, 면역세포 상태 등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난소 기능을 보여주는 AMH 수치도 분석했다. AMH는 남아 있는 난자의 수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흔히 '난소 나이 검사'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AMH 수치는 낮아진다. 연구팀은 나이가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연령 보정 AMH 비율'을 사용했다. 나이 때문에 AMH가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영향을 제외하고, 다른 요인이 난소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항난소자가항체가 없는 여성은 면역체계가 난소 환경의 변화에 맞춰 비교적 균형 있게 조절되고 있었다.
반면 항난소자가항체가 있는 여성은 면역체계의 균형이 깨져 있었으며, 만성 염증과 대사 이상도 함께 나타났다.
특히 ▲만성 염증과 관련된 호모시스테인 ▲면역 균형을 보여주는 Th1·Th2 비율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당화혈색소(HbA1c) ▲혈전 발생과 관련된 PAI-1 ▲비타민 D 부족 등 5가지가 난소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만 고려해 조기 난소부전 위험을 예측했을 때 예측력은 0.70이었다. 여기에 5가지 면역·대사 지표를 함께 반영하자 예측력은 0.786으로 높아졌다.
이번 연구는 항난소자가항체가 있는 여성의 난소기능 저하가 단순히 나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몸 전체의 염증과 면역·대사 상태가 난소 기능에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항난소자가항체가 발견된 환자는 난소 기능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염증과 혈당, 비타민 D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애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의 면역 및 대사 상태에 따라 난소기능 저하 위험을 더욱 세밀하게 예측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항난소자가항체가 있는 환자는 만성 염증을 줄이고 대사 균형을 회복하는 접근이 난소 기능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면역·대사 지표와 난소기능 저하의 관련성을 확인한 연구다. 특정 면역치료가 실제로 난소 기능을 회복시키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미국 연수를 마친 한애라 교수는 9월부터 대구차병원 난임센터에서 진료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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