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불균형·불공급·불안정'…소아청소년병원협회, 개선책 제안

"백신 부족보다 배분·공급 경로 문제"…위탁의료기관 간 한시적 백신 이전 허용 요청

김아름 기자 2026.09.16 10:40:17

최용재 회장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라진 가운데 소아청소년 의료현장에서 백신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회장 최용재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는 16일 독감 백신 공급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균형·불공급·불안정' 문제를 지적하며 의료기관 간 백신 이전 허용 등 4개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협회는 현재의 백신 공급 문제가 물량 자체의 부족보다는 의료기관별 배분과 공급 경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독감 백신 접종 현장에서는 한 의료기관이 백신을 구하지 못하는 동안 다른 의료기관에는 재고가 남는 등 의료기관 간 공급 불균형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녹록지 않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수입 백신의 국가출하승인이 지난 8~10일 이뤄졌고, 이후 배송까지 통상 1주일 이상 소요된다. 여기에 오는 24~26일 추석 연휴까지 겹치면서 의료기관의 백신 확보와 접종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질병관리청이 지난 11일 0시를 기해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가운데 36주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이번 절기 유행기준인 12.9명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절기보다 유행 시점도 한 달 이상 빨라진 만큼 백신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한 보건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협회가 제시한 첫 번째 방안은 위탁의료기관 간 백신의 한시적 이전을 허용하는 것이다. 백신 재고가 있는 의료기관이 부족한 의료기관에 백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할 보건소 승인을 전제로 관내 위탁의료기관 간 백신 이전을 허용하는 한시 규정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다.

두 번째는 2회 접종 대상 아동의 백신 소요량을 배정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아동 가운데 처음 접종하는 경우 4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해야 한다. 하지만 기관별 백신 소요량을 대상자 수만으로 산정하면 1인당 1도즈만 배정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2회 접종 대상 아동 수에 2를 곱한 값을 기관별 소요량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는 주차별 백신 입고 예정일을 의료기관에 사전 공지할 것을 요구했다. 협회는 의료기관이 백신 예약을 확정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실제 백신이 언제 입고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확정 물량과 예정 물량을 구분해 주차 단위로 안내하면 의료기관도 입고 예정 범위에 맞춰 접종 예약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추석 연휴를 고려한 배송 계획 마련이다. 협회는 9월 24~26일 추석 연휴 기간 배송이 중단될 경우 실제 접종 일정이 뒤로 밀려 10월에야 접종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연휴 기간을 고려한 별도의 배송 대책을 요청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독감 백신 접종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소아를 우선순위에 두고 접종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고령층을 포함한 전체적인 독감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환아 보호자들에게는 1차와 2차 접종을 서로 다른 회사의 백신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며, 특정 제품을 기다리다 접종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재 회장은 "독감 백신 접종 기간에 한 병원에서는 추가 주문이 막혀 예약을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데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쓰이지 않은 재고가 남아 있는 상황을 그동안 종종 봐 왔다"며 "올해에는 이같은 사례들이 개선돼 백신이 없어 독감 백신 접종을 늦추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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