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지도 않았는데 허리가 '욱신'…혹시 척추압박골절?

골다공증 환자, 기침·재채기·허리 굽히기 같은 일상 동작에도 골절 가능

김아름 기자 2026.09.09 10:16:36

부산의료원 척추센터 김민우 과장(정형외과 척추분과 전문의)이 척추 모형과 MRI 영상을 통해 척추압박골절의 발생 원인과 진단·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넘어지거나 부딪힌 적도 없는데 갑자기 허리나 등에 통증이 생겼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중장년층과 고령층에서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경우에는 기침이나 재채기,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굽히는 정도의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도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압박골절은 척추뼈가 압박을 받아 주저앉듯 변형되는 골절이다.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발생할 수 있으며, 골절이 발생한 뒤에야 자신이 골다공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산의료원 척추센터 김민우 과장(정형외과 척추분과 전문의)은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환자는 큰 외상이 없어도 일상적인 동작을 계기로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갑작스러운 등이나 허리 통증이 지속되거나 최근 키가 줄고 등이 굽는 등 체형 변화가 나타났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척추압박골절의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등이나 허리 통증이다. 앉았다가 일어날 때, 침대에서 돌아누울 때, 걷거나 허리를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골절이 발생한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허리디스크는 신경이 눌리면서 다리로 뻗어가는 통증이나 저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척추압박골절은 척추뼈 자체의 골절로 인한 등·허리 통증이 주된 증상이다.

다만 골절로 신경이 압박되면 다리 저림이나 근력 저하,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질환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특히 흉추에 골절이 생기면 등뿐 아니라 옆구리나 갈비뼈 주변으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겼거나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 요통으로 생각하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골다공증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뼈가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가 척추압박골절을 계기로 골다공증을 처음 진단받기도 한다. 척추뼈가 압박골절로 주저앉으면 척추 높이가 감소하면서 키가 줄어들 수 있다. 골절이 반복되면 척추가 앞으로 굽는 척추후만 변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 들어 키가 2~3cm가량 줄었거나 이전보다 등이 굽었다면 척추 상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체형 변화와 함께 등이나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나 자세 변화로 치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척추압박골절이 의심되면 일반적으로 X-ray를 통해 척추뼈의 높이 감소와 변형 여부를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CT로 골절 형태와 뼈 구조를 보다 자세히 평가하고, MRI를 통해 최근 발생한 골절인지, 신경 압박이 동반됐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골절 여부만 확인하고 끝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골다공증은 척추압박골절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골절 상태와 함께 뼈가 얼마나 약해져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일반적으로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을 이용한 골밀도검사로 평가한다.

이와 관련해 김민우 과장이 참여한 연구에서는 골밀도검사 결과와 진단용 CT에서 측정한 뼈의 밀도 수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기존 CT 영상이 골다공증 위험을 평가하는 데 보조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는 2026년 5월 대한골대사학회 학술지 'Journal of Bone Metabolism'에 게재됐다.

다만 CT에서 뼈와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더라도 골다공증의 진단과 평가에서는 골밀도검사가 중요한 만큼, 척추압박골절이 확인됐다면 골다공증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척추압박골절이라고 모두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두 시술이나 수술을 받는 것은 아니다. 골절 정도와 통증, 척추의 안정성, 신경 압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치료법을 결정한다.

신경학적 이상이 없고 척추 상태가 안정적이라면 약물치료와 보조기 착용, 활동 조절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할 수 있다. 골다공증이 동반됐다면 골다공증 치료도 함께 진행한다.

보존적 치료에도 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일부 환자에서는 시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척추체성형술은 골절된 척추체 내부에 의료용 골시멘트를 주입해 척추뼈를 안정시키는 방법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풍선을 이용해 척추체 내부에 공간을 만든 뒤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풍선척추성형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반면 골절로 신경이 심하게 압박되거나 척추 불안정성, 마비 등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와 골절 형태에 따라 감압술이나 척추고정술 등을 시행하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가능한 범위에서 최소침습적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골절된 척추를 치료했다고 해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이미 골다공증으로 척추 골절이 발생했다면 이후 다른 척추뼈에 추가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뼈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골밀도검사를 통해 뼈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골다공증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적절한 칼슘과 비타민D 섭취, 낙상 예방도 중요하다. 무리하게 허리를 굽히거나 힘을 주는 동작은 피하면서 자신의 상태에 맞는 활동과 운동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과장은 "척추압박골절은 골절 부위를 치료했다고 해서 모든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다"며 "원인이 되는 골다공증을 함께 치료하지 않으면 추가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통증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내원해 뼈 상태와 치료 경과를 확인하면서 골다공증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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