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버리던 커피 찌꺼기 반전…신경계 보호 소재 가능성 확인

고려대구로병원·공주대 공동연구팀, 커피박 유래 탄소점의 항산화 효과 규명

김아름 기자 2026.09.07 10:10:55

(좌측부터)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김치경 교수, 의생명연구센터 두현명 연구교수, 공주대학교 신소재공합부 최종섭 교수

매일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에서 신경계 세포를 보호하고 재생을 돕는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김치경 교수 공동연구팀은 커피 찌꺼기에서 만든 나노소재인 탄소점(Carbon Dots)이 세포 내 활성산소를 줄이고 신경계 세포의 성장과 분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 구로병원 의생명연구센터 두현명 연구교수와 공주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최종섭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커피 찌꺼기와 시금치를 원료로 각각 탄소점을 제조한 뒤 항산화 특성을 비교했다. 탄소점은 탄소를 기반으로 한 수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로, 생체적합성이 높아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는 소재다.

비교 결과 커피 찌꺼기 유래 탄소점이 시금치 유래 탄소점보다 높은 항산화 효과를 나타냈다. 가장 높은 농도에서 커피 찌꺼기 탄소점의 항산화 활성은 64.39%로 나타났으며, 같은 조건에서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C의 69.15%에 근접했다.

연구팀은 이어 사람의 신경전구세포에 커피 찌꺼기 탄소점을 처리해 세포의 변화를 관찰했다. 신경전구세포는 여러 종류의 신경계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다.

그 결과 커피 찌꺼기 유래 탄소점을 처리한 세포에서 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활성산소가 감소했다. 특히 탄소점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신경전구세포가 성상교세포로 분화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성상교세포는 뇌와 척수에 존재하면서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신경계 주변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산화스트레스가 발생한 환경에서도 탄소점의 효과를 확인했다. 세포에 인위적으로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한 뒤 커피 찌꺼기 탄소점을 함께 처리한 결과, 성상교세포로의 분화가 다시 증가했다.

또한 신경독성과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들의 발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커피 찌꺼기 유래 탄소점이 단순히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것을 넘어 산화스트레스에 따른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포의 성장과 분화에 관여하는 신호를 활성화하고 세포 보호에 관련된 단백질의 발현을 높이는 과정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 구로병원의 정밀재생 플랫폼 지원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플랫폼을 통해 구로병원 연구진과 공주대 신소재공학부 연구팀이 연결되면서 소재공학과 임상 신경과학을 융합한 공동연구가 이뤄졌다.

연구 초기 실험 설계에 대한 자문부터 세포 실험까지 플랫폼을 통한 지원이 이어지면서 원내 연구지원 체계가 학제 간 공동연구와 국제학술 성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치경 교수는 "매일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가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소재로 다시 쓰일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흥미로운 결과"라며 "특히 커피 찌꺼기에서 만든 탄소점이 세포 내 활성산소를 줄이고 신경계 세포의 성장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향후 신경재생 분야로 연구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현명 교수는 "단순한 폐기물로 여겨졌던 커피 찌꺼기에서 의료·바이오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며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도 염증 반응을 낮추고 세포 보호에 도움이 되는 변화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 실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Spent Coffee Grounds-Derived Carbon Dots as Redox-Modulating Biomaterials for Astrocytic Differentiation of Human Neural Progenitor Cells'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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