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들이 정부의 검체검사 수가 2단계 조정에 앞서 의원급 기본진료의 저보상 문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사수가 인하와 함께 제시된 진찰료 인상 및 위·수탁 조건부 보상이 실제 의료기관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수치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내과의사회는 5일 정부가 검체검사 수가를 낮추면서 진찰료 인상과 위·수탁 조건부 보상을 내놓았지만, 기본진료의 저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28년 하반기 2단계 수가 조정도 예고한 상태다.
내과의사회가 근거로 제시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회계연도 의료비용 분석결과'에 따르면 의원급 검체검사료의 비용 대비 수익은 168.2%였다. 반면 기본진료료는 79.1%, 의원 급여 부문 전체는 99.1%에 그쳤다. 기본진료는 비용의 80% 수준만 보상받고 있으며, 검사 부문에서 발생한 수익을 반영해도 의원 급여 부문 전체가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내과의사회는 해당 수치를 인용하는 것이 분석방법의 타당성을 인정하거나 2단계 검사수가 추가 인하에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정부가 같은 보고서를 검사수가 인하의 근거로 활용한다면, 보고서가 드러낸 기본진료의 저보상 문제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시한 진찰료 인상안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내년도 의원급 초진 진찰료는 1만8840원에서 2만121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그러나 의사회는 인상분 전체를 검사수가 인하에 따른 보상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상대가치점수 5.2% 인상은 검사수가 조정으로 새롭게 마련한 재원이 아니라, 이미 확정된 2027년 의원 환산지수 인상 재정 가운데 일부를 초진 진찰료로 배분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내과의사회는 "원래 의원에 배정된 재정을 옮겨 놓고 이를 검사수가 인하에 대한 보상으로 볼 수는 없다"며 "초진에 집중된 인상은 재진 비중이 높은 내과 의원일수록 전체 진료수익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위·수탁 조건부 보상에 대해서도 기관별 부담과 실질적인 수익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과의사회에 따르면 위탁의원은 수탁기관과 검사결과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만성질환자의 검사결과를 분석·관리해야 임상결과 분석·관리료를 받을 수 있다. 보상액은 회당 1400원이며 환자당 연간 4회까지 지급된다. 환자 한 명당 연간 최대 5600원 수준이다. 이는 결국 위탁의원이 추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반면, 대형 수탁기관은 기존 인력과 시설, 인증체계를 활용해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비용분석 자료의 대표성과 분석방법도 문제 삼았다.
의사회에 따르면 해당 분석에 포함된 의원은 88곳에 불과하다. 의원의 초진·재진 외 행위시간에는 종합병원 대표값이 준용되고, 해당 자료가 없을 때만 의원 자료가 활용되는 구조다. 장비 감가상각 여부와 비용 배분 기준에 따라서도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비용 배분 기준과 감가상각 방식에 따른 민감도 분석을 공개하고, 의료행위별 업무량과 위험도 평가까지 종합해 수가 조정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과의사회는 내과 전공의 충원 상황도 우려 요인으로 꼽으면서 "2026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 내과 충원율은 67.6%로 전체 평균인 73.4%를 밑돌았다"며 "언론 집계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조사에 응한 60개 수련병원에서 내과 115명 모집에 18명만 지원해 지원율이 16%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공 선택을 수가 문제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전문의가 된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진료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없다면 젊은 의사들에게 소명의식만으로 내과를 선택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내과의사회는 정부에 1단계 조정 이후 분기별 영향 점검 결과를 공개하고, 2단계 조정에 앞서 최신 자료를 바탕으로 기본진료 보상수준을 다시 산출할 것을 요구했다. 조정 전후 의원 급여 부문의 손익 변화와 저보상 개선계획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환산지수 연계 재정에 따른 초진료 인상과 검사수가 조정에 따른 보상 재정을 구분하고, 위탁의원과 대형·중소 수탁기관의 조건부 보상 요건 충족률 및 추가 비용을 반영한 실제 순보상을 공개해야 한다"며 "정부는 이번 개편 이후 기본진료의 저보상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원이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유지하며 진료할 수 있는지로 정책의 약속을 증명해야 한다. 내과의사회는 그 숫자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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