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고사시킬 건가"…국가검진 검체검사 개편 논란

내과의사회·건강검진학회 "동네의원 다 죽으란 소리인가"…국가검진까지 위·수탁 개편 확대에 반발
낮은 수가·과중한 관리 부담에 비용 손실까지 우려…"개편 중단하고 검진 수가·보상체계 개선해야"

김아름 기자 2026.10.25 15:39:36

대한내과의사회와 한국건강검진학회가 보건복지부의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을 국가건강검진까지 확대하려는 방침에 강력히 반발했다. 이미 낮은 수가와 과중한 행정 부담을 감내하고 있는 일차의료기관에 추가적인 경영 손실까지 떠넘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 단체는 국가건강검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급여검사 중심의 개편안을 검진 분야에 적용하면 동네의원의 검진 인프라가 약화하고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에 개편 추진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번 반발은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관련 서면질의에 대해 건강검진 검체검사도 건강보험 급여검사에 적용되는 개편 방향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답한 데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검사비를 수탁기관에 직접 지급하기 위해 건강검진 실시기준 고시를 개정하고 관련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국가건강검진의 근간을 뒤흔들고 일차의료기관에 희생만을 강요하는 개편 추진을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제도 개편을 규탄했다.

"국가검진 특수성 외면한 탁상행정…개원가 부담만 가중"

우선 국가건강검진이 일반 건강보험 급여 진료와 목적 및 운영 환경이 다른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가건강검진은 별도의 건강검진 실시기준 고시에 따라 운영되며, 전국 일차의료기관의 검진 인프라와 의료진의 관리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급여검사 개편안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현장 여건을 외면한 행정"이라며 "이미 검진기관은 낮은 수가와 높은 행정 부담을 감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진찰료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데다, 건강검진 당일 별도의 질환을 진찰하면 진찰료가 50%만 산정되는 등 불합리한 보상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백신 접종 당일 접종과 무관한 별도 상병을 진료할 경우 진찰료를 100% 산정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검진기관이 3년마다 질평가를 받고, 미흡 등급이 반복되면 업무정지나 지정취소까지 감수해야 하는 등 엄격한 관리체계에 놓여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보상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검체 관리부터 사후판정까지"…정당한 보상 필요

이런 상황에서 검체검사 비용 구조까지 바뀌면 동네의원의 경영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양 단체는 검진기관의 검체검사 업무가 단순한 검체 채취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안전한 검체 채취와 신속한 원심분리, 냉장·냉동 보관, 감염 관리, 운송 체계 유지 등에 인력과 고정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된다. 수탁기관에서 회신된 검사 결과를 종합해 의학적 판정을 내리고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것 역시 검진기관의 중요한 역할이다.

정부가 급여검사에 적용하려는 검사 수가 조정과 위·수탁 고정 분배율이 건강검진까지 확대될 경우, 이러한 관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양 단체의 주장이다. 검진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방안도 제시되지 않은 만큼 개원가가 떠안을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도 개편의 정책적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검사료 할인 관행 개선과 질 관리 강화, 급여·검진·비급여 간 관리체계 정합성 제고 등을 개편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국가건강검진은 대상자와 검진 주기, 검사 항목이 정해져 있어 일반 급여 진료와 재정 지출 구조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검사 남발이나 재정 누수 가능성이 제한적인 국가건강검진까지 급여검사와 같은 틀에 넣어야 할 정책적 필요성이 무엇인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며 "현장에 막대한 부담을 지우면서 얻을 실익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일차의료기관의 검진 인프라가 약화하면 국가건강검진의 품질과 접근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들은 보건복지부에 ▲국가건강검진 검체검사를 위·수탁 개편에 포함하기 위한 고시 개정 및 전산 개발 추진 중단 ▲국가건강검진의 특수성을 고려한 개편 방침 전면 철회 ▲검진 당일 진찰료 50% 산정 등 불합리한 수가체계 개선 ▲3년 주기 질평가에 따른 행정 부담에 상응하는 보상 마련을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가 일차의료 현장의 경고를 외면하고 국가건강검진 검체검사 개편을 밀어붙인다면 일차의료와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
- 서울시의사회 "관리급여, 당연지정제 합헌 근거 흔든다"
- 의협 "킬레이션 주사제 오남용 우려…국민 건강 위협 근절해야"
-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 KIMES 부산서 해외 인허가·수출 지원
- K-MedTech관, 중국 CMEF서 630만달러 상담 성과
- 가정의학과의사회, 비대면진료 개정안 비판…"안전장치부터 마련해야"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