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조혈모세포이식 분야 국제학술대회에서 2년 연속 최다 수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난치성 혈액질환의 치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임상 연구들이 잇따라 수상작에 선정되면서 국내 혈액질환 치료를 선도하는 연구 역량을 재확인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년도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국제학술대회(ICBMT 2026)'에서 전체 수상 연제 30건 가운데 8건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ICBMT는 30여 개국에서 1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해 조혈모세포이식과 세포·유전자치료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국제학술대회다.
이번 대회에서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난치성 혈액질환의 이식 전략부터 CAR-T 세포치료 이후의 후속 치료, 면역억제제 투여 최적화, 고령 환자의 이식 경제성 평가까지 다양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치료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합병증과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한 환자 맞춤형 접근이 두드러졌다.
구연 발표 부문에서는 윤재호 혈액내과 교수가 'Outstanding Oral Presentation Award'를 수상했다. 윤 교수는 조혈모세포이식 후 만성 이식편대숙주병(cGVHD)이 발생한 환자에게 차세대 표적치료제 벨루모수딜을 사용한 실제 임상 성적을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치료 초기 증상 악화가 기존 약제인 룩소리티닙 중단에 따른 반동성 악화(flare) 현상과 연관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약제 전환 과정에서 질환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임상적 고려사항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기준 혈액내과 교수는 CAR-T 세포치료 후 재발하거나 질환이 진행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를 분석했다. 이중특이항체를 활용한 구제요법과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연계한 치료 전략이 장기간 암세포가 없는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을 보여주며, CAR-T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유재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백혈병 환자의 CAR-T 치료 성적을 분석했다. 치료 1개월 후 미세 암세포까지 검출되지 않는 완전관해율은 73.3%였으며, 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1년 무재발생존율은 78.1%로 나타났다. 특히 여러 차례 재발한 고위험 환자에서 2차 조혈모세포이식 후 재발률 0%를 기록한 결과를 제시해 소아 환자의 이식 시점과 치료 전략을 구체화했다.
곽대훈 혈액내과 교수는 성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416명의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 데이터를 분석했다. 면역억제제인 항흉선세포글로불린(ATG)을 체중에 따라 투여하더라도 체성분에 따라 체내 약물 잔류량이 최대 5.4배까지 차이 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과도한 약물 노출은 감염 등 합병증에 따른 사망 위험을 1.54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 특성을 반영한 정밀한 약물 투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정연 혈액내과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국 청구자료를 활용한 연구(CAREMM-2110)를 통해 고령 환자의 이식 여부를 단순한 나이보다 신체 건강도와 전반적인 상태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65~69세 고령 다발골수종 환자의 4년 생존율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군이 67.8%로 비이식군의 55.0%보다 높았다. 이식의 경제성도 확인했으며, 관련 연구는 국제 보건경제 학술지 'Value in Health'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소연 혈액내과 교수는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321명을 분석해 유전자가 일치하는 형제 공여자의 나이가 많더라도 이식 성공률이나 합병증 발생에 불리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공여자의 나이만을 이유로 형제 공여자를 배제하거나 이식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
포스터 우수상 부문에서도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의 치료 선택지를 넓히는 연구들이 수상했다.
변성규 혈액내과 교수는 레날리도마이드를 포함해 세 차례 이상 치료를 받은 뒤 재발한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다라투무맙 등을 포함한 3제 병용요법의 효과를 전향적 임상시험으로 확인했다.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도 종양 감소 효과를 보여 재발·불응 환자의 치료 대안을 넓혔다.
조현이 혈액내과 임상강사는 성인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에게 1차 항암치료 후 미세잔존질환이 남아 있을 때 표적면역치료제 블리나투모맙을 조기에 투여하는 전략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이식 전 완전관해율은 82.4%로, 과거 대조군의 44.4%보다 높았다. 이식 후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치료 전략으로도 의미를 인정받았다.
김유진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은 "국제학술대회에서 2년 연속 최다 수상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것은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연구에 매진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 맞춤형 정밀 이식과 이식 후 합병증 관리, CAR-T 치료 이후의 새로운 치료 전략, 신약 치료에 이르기까지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치료 성적 향상과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세계적 수준의 임상 연구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1983년 국내 최초 동종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한 이후 축적해 온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급성백혈병, 골수증식종양, 골수부전증후군,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중증 혈액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질환별 맞춤 협진 체계와 첨단 세포치료 인프라를 연계해 국내외 환자들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