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전암성 병변 감별모델 개발…정확도 95.17%

삼성서울병원·경북대병원 연구팀, 임상·병리정보 결합해 보웬병 진단 지원

김아름 기자 2026.10.21 09:33:05

피부암과 전암성 병변은 겉으로 보이는 모양이 비슷하고 조직검사에서도 구별이 쉽지 않아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국내 연구팀이 병변의 위치와 주변 피부 상태, 조직검사 결과를 종합 분석해 두 질환을 감별하는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별도 환자군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정확도는 95.17%로 나타났다.

박지혜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와 김준영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은 피부암인 보웬병(Bowen's disease)과 전암성 병변인 보웬양 광선각화증(Bowenoid actinic keratosis)을 구별하는 진단 예측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보웬병은 암세포가 피부 가장 바깥층인 표피에 국한된 피부암으로, 제자리암에 해당한다. 반면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피부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전암성 병변이다. 두 질환 모두 붉은 반점이나 각질이 나타날 수 있고 조직검사 소견도 유사해 감별에 어려움이 있다.

정확한 진단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도 중요하다. 보웬병은 광범위 절제술이나 모즈미세도식수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반면,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냉동치료나 국소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두 질환의 감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조직검사 결과뿐 아니라 병변이 발생한 위치와 주변 피부 상태 등 임상적 특징을 함께 분석했다.

2018년 6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두 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 25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보웬병 환자는 152명, 보웬양 광선각화증 환자는 101명이었다. 연구팀은 병변 위치와 자외선에 의한 피부 변화, 조직검사에서 관찰되는 세포의 특징 등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는 부위에서 더 자주 나타났다. 얼굴이나 두피 등 만성적인 햇빛 노출 부위에 병변이 발생한 비율은 보웬양 광선각화증 환자에서 90.1%였지만, 보웬병 환자에서는 36.2%에 그쳤다. 자외선에 의한 피부 조직 변화 역시 보웬양 광선각화증에서 더 많이 관찰됐다.

반면 조직검사에서 확인된 비정형 세포 수는 보웬병에서 더 많았다. 표피 3㎜ 너비에서 관찰된 비정형 세포는 보웬병이 평균 13.68개, 보웬양 광선각화증이 평균 5.51개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임상·병리학적 차이를 바탕으로 두 질환을 구별하는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경북대병원 환자 207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별도 검증을 진행한 결과, 모델의 감별 정확도는 95.17%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피부 병변의 임상적 특징과 조직검사 정보를 함께 활용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연구팀은 국내 두 의료기관의 환자를 대상으로 모델을 개발하고 검증한 만큼, 향후 다양한 인종과 지역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지혜 교수는 "보웬병과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서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치료 접근에는 차이가 있어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피부 병변에서 얻을 수 있는 임상 정보와 조직검사 정보를 함께 활용해 두 질환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일본피부과학회지(The Journal of Derma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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