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낚시 '손맛'에 손목·허리까지 혹사"

흔들리는 배 위 한 자세도 허리 통증 유발…무거운 장비 옮길 때도 주의

김아름 기자 2026.10.07 17:46:30

자료 출처: 힘찬병원

 

가을 낚시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주꾸미와 갑오징어를 찾아 바다로 나서는 낚시객도 늘고 있다. 문제는 '손맛'에 집중하다 보면 관절과 척추에 쌓이는 부담을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해양경찰청이 올해 9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2025년 연평균 낚시어선 이용객 약 505만명 가운데 31%인 약 157만명이 9~10월에 집중됐다.

낚시는 움직임이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낚싯대를 쥐고 채비를 조작하거나 릴을 반복해서 감는 동작이 이어진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몸에 힘을 주는 것도 관절과 척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태섭 원장은 "낚시는 움직임이 크지 않아 보여도 손목과 팔꿈치는 낚싯대를 쥐고 조작하는 동작을 반복하고, 팔을 들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힘을 쓴다"며 "낚시찌를 바라보며 한 자세로 오래 버티다 뻐근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배낚시는 낚싯대를 쥐고 움직이거나 릴을 감아 낚싯줄을 거둬들이는 동작이 반복된다.

낚싯대를 잡은 손은 손잡이를 계속 쥐고 있어야 하고, 릴을 감는 손은 손목 자세를 유지하면서 반복적으로 힘을 줘야 한다. 특히 낚싯대를 지나치게 세게 잡거나 손목을 크게 꺾은 상태에서 조작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평소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장시간 반복하면 손목과 아래팔에 뻐근함이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충분한 휴식 없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손목 힘줄의 과사용 문제나 건초염, 팔꿈치 외측상과염 등을 주의해야 한다.

손목을 펴고 안정시키는 근육의 힘줄은 팔꿈치 바깥쪽에 연결돼 있어 손목과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동작이 팔꿈치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낚시 후 컵을 들거나 물건을 쥘 때 팔꿈치 바깥쪽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어깨도 마찬가지다. 팔을 몸에서 멀리 뻗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같은 무게라도 어깨 근육에 더 큰 힘이 필요하다. 팔을 반복해서 들어 올리거나 든 채 오래 버티면 어깨 힘줄에 부담이 쌓일 수 있다.

팔을 올릴 때 어깨 앞쪽이나 바깥쪽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밤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낚시 장비는 가능한 범위에서 가벼운 제품을 선택하고 손에 잘 맞는 손잡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낚싯대가 지나치게 무겁거나 손잡이가 너무 가늘면 손과 팔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갈 수 있다.

채비가 걸렸을 때 손목이나 어깨 힘으로 갑자기 잡아당기는 동작도 피해야 한다. 틈틈이 낚싯대를 안전하게 내려놓고 손가락을 펴고 오므리면서 손과 팔을 쉬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증이 생겼다면 반복 동작을 줄이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쉬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거나 일상생활에서도 통증이 반복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낚시에서는 손과 팔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허리와 복부 근육도 계속 긴장한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거나 몸을 기울인 자세, 수면을 바라보기 위해 상체를 숙이거나 비튼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허리 주변에 부담이 쌓일 수 있다.

특히 낚시에 집중해 자세를 거의 바꾸지 않고 버티면 같은 근육이 지속적으로 긴장하면서 피로가 누적된다.

허리 부담을 줄이려면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배가 안정된 상황에서는 좌석에서 쉬고, 틈틈이 몸의 방향과 자세를 바꿔 허리 근육이 계속 긴장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채비를 정리할 때도 허리만 깊게 숙인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배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허리를 돌리거나 몸을 크게 굽히는 스트레칭도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허리 통증이 있다면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지 말고,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심해지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낚시를 마친 뒤 장비와 어획물을 옮기는 과정에서도 허리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무거운 짐은 한 번에 들지 말고 나눠 옮기는 것이 좋다. 물건을 들어 올릴 때는 몸 가까이 붙이고 무릎을 굽혀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방향을 바꿀 때 허리만 비틀지 말고 발을 함께 움직여 몸 전체를 돌리는 것도 중요하다.

선상에서는 안전사고 예방도 빼놓을 수 없다. 미끄럼 방지 신발을 신고 낚싯줄이나 장비를 이동 통로에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이동할 때는 한 손을 비워 난간이나 손잡이를 잡고, 승하선 과정에서 무거운 짐은 선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김중호 과장은 "낚시 후 허리가 아프면 통증의 세기뿐 아니라 어느 부위까지 아픈지, 다리의 감각과 힘에 변화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며 "특히 발목이나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힘이 약해지면 단순히 오래 서 있어 피곤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신속하게 진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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