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독감 한 달 빨라져…백신 목적, 감염보다 중증·사망 예방

9월 11일 유행주의보 발령…2011년 표본감시 이후 가장 빨라

김아름 기자 2026.09.21 16:37:18

문수연 교수

올겨울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라졌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9월 11일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2011년 인플루엔자 표본감시가 시작된 이후 가장 이른 시점이다.

특히 올해는 학령기 소아·청소년과 영유아를 중심으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독감 백신은 감염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기보다는 감염 이후 중증화와 입원·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감염내과 문수연 교수와 함께 감기와 구분되는 독감의 특징과 2026-2027절기 예방접종 정보를 살펴봤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감소했던 인플루엔자는 2022-2023절기부터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유행 시점도 더욱 앞당겨졌다. 지난 절기 유행주의보는 지난해 10월 17일 발령됐지만, 이번 절기에는 한 달 이상 빠른 9월 11일 발령됐다.

특히 학교와 학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으로 진료받은 0~14세 환자는 약 170만명으로 전체 환자의 41.2%를 차지했다. 독감은 전염력이 강하고 갑작스러운 고열과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할 수 있어 유행 시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갑자기 고열·근육통…감기와 다른 독감

독감은 흔히 '독한 감기'로 생각하지만 원인 바이러스와 증상 양상이 다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콧물, 코막힘, 인후통 같은 호흡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고열과 심한 근육통, 두통 등 전신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시작된 시점을 비교적 뚜렷하게 기억하는 경우도 많다. 증상이 7일 이상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 39도 이상의 고열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좋다.

독감은 단순한 호흡기 감염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폐렴이며 급성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근염·심낭염과 같은 심혈관계 합병증이나 뇌염·뇌병증 등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드물게 횡문근융해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기존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독감을 계기로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 소아, 6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 당뇨병·만성 폐질환 등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중증 합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백신, 감염보다 '중증 예방'에 의미

독감 예방접종의 핵심은 감염 가능성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진행되는 위험을 낮추는 데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는 독감 예방접종을 통해 입원 위험을 약 50~60%, 사망 위험을 약 8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독감 백신이 감염을 100%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위험군에서는 중증화와 입원·사망 위험을 낮추는 수단으로 중요하다. 또 독감 백신은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에 맞춰 매년 새롭게 구성된다. 지난해 접종했더라도 올해 다시 접종해야 하는 이유다.

접종 후에는 주사 부위가 붓거나 화끈거리는 국소 반응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1~2일 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고위험군이라면 독감 예방접종과 함께 폐렴구균 예방접종 여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폐렴구균은 세균성 폐렴의 주요 원인균으로 영유아와 65세 이상 고령자 등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 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은 같은 날 접종할 수 있다.

문 교수는 "독감·폐렴구균 백신은 서로 영향을 끼치지 않아 같은 날 접종해도 안전하다"며 "한 번의 의료기관 방문으로 두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어 고위험군에게는 동시접종이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월 21일부터 국가예방접종…어린이 14세까지 확대

질병관리청은 9월 2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행한다. 이번 절기부터는 학령기 청소년의 독감 유행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대상이 기존 생후 6개월~13세에서 생후 6개월~14세로 확대됐다.

접종 횟수와 관계없이 생후 6개월~14세 어린이는 9월 21일부터 접종할 수 있으며 임신부도 같은 날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65세 이상은 10월 6일부터 연령대별로 순차 접종한다. 예방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접종 가능한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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