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의 등장으로 비만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도비만 환자에서 비만대사수술이 체중 감량뿐 아니라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삶의 질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9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전향적 다기관 연구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최대 2년간 추적한 결과, 수술 1년 후 평균 체중이 26.8% 감소했으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80.7%가 관련 약물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최성일 교수팀(소화기외과)은 국내 비만대사수술 환자의 체중 변화와 대사질환 개선, 안전성 및 삶의 질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Obesity Surgery'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대상자는 20~65세로, △BMI 35kg/㎡ 이상 △BMI 30kg/㎡ 이상이면서 고혈압·이상지질혈증·제2형 당뇨병·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질환을 동반한 경우 △BMI 27.5kg/㎡ 이상이면서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등 국내 건강보험 적용 기준에 해당하는 환자들이었다.
전체 환자의 평균 연령은 37.0세, 평균 BMI는 41.9kg/㎡였으며 여성 비율은 71.6%였다. 수술 방법은 위소매절제술 79명, 위우회술 37명이었다. 수술 방법은 환자의 BMI와 동반질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위암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다.
연구팀은 수술 후 최대 2년간 체중과 BMI, 허리둘레 등의 변화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 영양 상태와 합병증을 추적했다. 또한 EQ-5D, IWQOL-Lite, OP-scale, BAROS 등 다양한 평가도구를 활용해 삶의 질 변화도 함께 살폈다.
분석 결과 수술 이후 체중과 BMI는 유의하게 감소했다. 전체 체중 감소율은 수술 1년 후 26.8%, 1년 6개월 후 27.5%를 기록했다.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환자에서는 수술 2년 후에도 24.7%의 체중 감소 효과가 유지됐다.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 사이에서는 추적 기간 동안 체중 감소 효과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한국인 고도비만 환자에서도 비만대사수술이 상당한 수준의 장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비만과 밀접하게 연관된 대사질환도 크게 개선됐다. 수술 1년 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80.7%가 당뇨병 약물을 중단했다. 고혈압 환자는 50.0%, 고지혈증 환자는 49.0%가 관련 약물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의 경우 미국당뇨병학회 기준에 따른 완전관해 여부를 추가로 분석한 결과, 수술 12주 후 완전관해율은 56%였으며 24주와 48주에는 각각 69%까지 높아졌다. 이후에도 70% 이상 수준이 유지됐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수술 방법을 무작위로 배정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 간 당뇨병 개선 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대사수술은 환자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삶의 질은 수술 1개월 후부터 개선되기 시작해 추적관찰 기간 동안 지속됐다. 특히 비만에 특화된 평가에서는 신체기능과 사회적 어려움, 자존감 영역에서 뚜렷한 개선이 확인됐다. 수술 1년 후 전체 체중의 20% 이상을 감량한 환자는 20% 미만 감량한 환자보다 자존감 점수도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연구 기간 중 사망 사례는 없었다. 수술 후 30일 이내 조기 합병증은 1명(0.9%), 후기 합병증은 11명(9.5%)에서 발생했다. 적극적인 수술이나 시술 등이 필요한 Clavien-Dindo 3등급 이상의 중증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국내 여러 의료기관에서 한국인 비만대사수술 환자를 전향적으로 추적하면서 체중 감량뿐 아니라 대사질환, 안전성, 삶의 질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연구 대상이 116명으로 비교적 적고 장기 추적 과정에서 일부 탈락자가 발생한 만큼, 비만대사수술의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규모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최성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 고도비만 환자에서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 감소뿐 아니라 대사질환과 삶의 질까지 함께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수술 여부와 방법은 환자의 비만 정도와 동반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이 치료의 끝은 아닌 만큼 수술 후에도 영양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 지속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감량된 체중과 대사질환 개선 효과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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