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가 멀리 있는 대형병원을 찾아다니지 않고 지역에서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고난도 중증질환과 응급환자를 더 많이 책임질 수 있는 병원으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원 20주년을 넘어선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중증·응급·필수의료 역량 강화와 연구 경쟁력 확보, 그리고 환자 중심 의료문화의 고도화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 동부권을 대표하는 대학병원으로 성장해 온 강동경희대병원은 앞으로 수도권 동부지역 중증환자를 책임지는 의료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동시에, 임상 현장의 문제를 연구로 해결하고 그 성과를 다시 환자 치료로 연결하는 대학병원 본연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중장기적으로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진료와 연구, 교육, 공공성, 환자경험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이형래 병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축적해 온 진료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는 병원의 역할과 체계를 한 단계 더 높여야 할 시점"이라며 "중증·응급·필수의료 역량을 더욱 강화해 수도권 동부지역의 중증환자를 책임지는 병원으로 성장하고, 동시에 임상과 연구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동경희대병원이 가장 먼저 힘을 싣는 분야는 중증·응급·필수의료다. 중증환자가 거주 지역에서 신속하게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순간부터 진단과 치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진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병원은 그동안 중증·응급 진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은 지역의 중증·응급환자를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병원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 병원장은 "중증환자가 멀리 있는 대형병원을 찾아다니지 않고 지역에서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 인력과 시설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순간부터 진단과 치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중증환자 진료 비율과 전문 인력을 확대하고 진료과 간 협진 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교육과 연구 기능도 함께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필요한 역량을 단계적으로 갖추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지정 그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병원의 진료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정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고난도 중증질환과 응급환자를 더 많이 책임질 수 있는 병원으로 체질을 바꾸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암부터 뇌졸중까지…'환자의 시간' 줄이는 진료체계 구축
중증질환 가운데서도 암은 진단과 치료의 속도가 중요한 대표적인 질환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암이 의심되는 환자가 검사와 진단을 거쳐 다학제 진료, 수술과 항암치료까지 신속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암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이 병원장이 강조하는 것은 결국 '환자의 시간'이다. 그는 "암 환자에게 기다리는 시간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다. 검사와 진단이 늦어질수록 환자와 가족의 불안이 커지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며 "병원이 환자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진료과별 절차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해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이고 환자가 여러 진료과를 직접 찾아다니지 않아도 병원의 시스템이 환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도록 진료체계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암뿐만 아니라 뇌졸중 등 치료 시기가 예후를 좌우하는 질환으로 신속 진료체계도 확대할 계획이다.
진료에서 발견한 문제, 연구로 풀어낸다
대학병원으로서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이번 도약의 핵심 축이다.
이 병원장은 대학병원이 이미 정립된 치료법을 제공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상 현장에서 의료진이 발견한 문제를 연구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을 개발해 다시 환자 치료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연구중심병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임상연구 기반과 지원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의료AI와 디지털헬스, 정밀의료 등 미래 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연구를 육성하고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한다. 여기에 경희의료원이 가진 의과·치과·한방의 융합 기반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 병원장은 "의과·치과·한방이 함께하는 경희만의 융합 기반은 중요한 강점"이라며 "국내외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병원만의 특화된 연구 분야를 만들고 연구 성과가 환자 진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중증진료 강화해도 사람 중심 문화는 더 강화"
진료와 연구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환자 중심 의료문화는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제5차 환자경험평가에서 서울 종합병원 1위,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서울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환자가 입원 기간 직접 경험한 의료서비스를 평가한 결과라는 점에서 병원 측은 이번 성과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병원장은 "의료의 질은 치료 결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의료진이 환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지, 치료 과정에서 불안을 세심하게 살피는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를 단순한 평가 결과로만 받아들이기보다 환자의 입장에서 진료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온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평가했다. 향후 중증진료와 연구 역량이 확대되더라도 환자 한 명 한 명을 존중하고 세심하게 돌보는 문화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병원장이 강조하는 경영철학은 '사람 중심'이다. 환자를 중심에 두는 동시에 병원 구성원 역시 존중받고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좋은 의료서비스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병원의 모든 전략은 결국 환자와 구성원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구성원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어야 환자에게도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경영과 함께 비뇨의학 전문의로서 진료도 가능한 범위에서 이어갈 계획이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 등 비뇨기질환은 이 병원장이 오랫동안 진료와 연구에 매진해 온 분야다. 병원장이라는 행정적 책무가 커졌지만 직접 환자를 만나는 진료 현장을 지키는 것이 병원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이 병원장은 "직접 진료 현장을 지켜야 환자와 의료진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고, 병원 경영의 방향도 현장과 멀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 20년, 환자·구성원·지역사회가 함께 신뢰하는 병원으로"
이형래 병원장이 임기 동안 남기고 싶은 변화는 명확하다. 중증환자를 책임지는 진료 역량과 새로운 치료를 만들어내는 연구 역량을 함께 갖춘 대학병원의 기반을 확실하게 마련하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향한 준비 과정에서 중증·응급·필수의료 체계를 강화하고,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연구 인프라와 지원체계도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동시에 환자경험평가를 통해 확인된 환자 중심 의료문화를 병원 전체에 더욱 확고하게 뿌리내린다는 목표다.
이 병원장은 "환자에게는 안심하고 치료를 맡길 수 있는 병원, 구성원에게는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병원, 지역사회에는 없어서는 안 될 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강동경희대병원의 다음 20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년이 서울 동부권 대표 대학병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20년은 그 기반 위에서 중증진료와 연구라는 대학병원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거창한 구호보다 환자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진료, 현장에서 출발하는 연구,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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