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로 오인하기 쉬운 '척추 종양', 야간 통증·마비 증상 시 의심해야

조기 진단이 신경 보존 좌우… MRI 검사 및 정밀 맞춤 치료 필수

홍유식 기자 2026.08.19 17:58:12

허리 통증은 현대인에게 매우 흔한 증상이지만,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거나 밤에 통증이 가중된다면 단순 근골격계 질환이 아닌 '척추 종양'을 의심해야 한다.

팔다리 저림, 근력 저하, 보행 장애에 이어 체중 감소나 원인 불명의 발열까지 동반된다면 중증 질환 가능성이 높다. 척추 종양은 조기 발견을 놓칠 경우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초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명훈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척추 종양은 척추뼈 자체나 척수 신경, 주변 막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크게 원발성과 전이성으로 구분된다. 원발성 종양은 정확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우나, 신경초종이나 수막종 같은 양성 종양 비율도 높다.

반면 전이성 종양은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암, 다발골수종, 림프종 등의 암세포가 혈액이나 림프계를 타고 전이되어 발생한다. 발생 부위는 흉추가 가장 흔하며 요추와 경추가 뒤를 잇는다. 기존 암 환자에게 새로운 척추 통증이 발생했다면 즉시 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 목·허리 통증으로 시작해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되며, 신경 압박에 따라 감각 이상과 보행 장애로 진행된다. 특히 대소변 조절이 안 되거나 갑작스러운 다리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응급 상황이다. 약해진 척추뼈로 인해 미세한 충격에도 병적 골절이 발생하여 통증이 급격히 악화되기도 한다.

신명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 종양은 초기 증상이 디스크나 단순 근육통과 유사해 오인하기 쉽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 불가능한 신경 손상이 남을 수 있는 만큼, 원인 불명의 통증이 지속되거나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단에는 정밀 영상검사가 필수적이다. 단순 X선 검사는 뼈 파괴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관찰되므로, 종양의 위치와 범위, 신경 압박 정도를 정밀히 평가하기 위해 MRI 검사가 요구된다. CT는 뼈 파괴 양상과 척추 안정성 평가에 활용되며, 전이성이 의심될 경우 PET-CT 등 전신검사 및 조직검사로 종양의 종류와 전이 범위를 확진한다.

치료 전략은 종양의 종류, 위치, 신경 압박 정도 등을 종합 고려해 수립한다. 원발성 종양은 완전 절제를 목표로 수술하거나 부분 절제 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며, 일부 양성 종양은 경과를 관찰한다. 전이성 종양의 경우 신경 압박 해소와 척추 안정화를 위한 수술을 우선 시행한 뒤 방사선·항암치료를 병행한다.

최근에는 minimal-exposure 수술로 신경 압박만 최소한으로 해소한 뒤 고용량 방사선을 정밀 조사하는 '분리수술 및 정위적 방사선치료(SBRT)' 융합 기법이 널리 적용되어 수술 부담을 줄이고 종양 제어 효과를 높이고 있다.

병적 골절만 발생한 경우 경피적 골시멘트 주입술로 통증을 완화하며, 신경 부종에는 스테로이드제, 골전이 환자에게는 골 흡수 억제제를 병용하여 합병증 위험을 낮춘다. 치료 후 일상 복귀를 위한 맞춤형 재활치료와 환자·가족을 향한 심리적 지원 역시 삶의 질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다.

신명훈 교수는 "걸을 수 있는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마비 진행 후 치료받은 환자보다 보행 기능을 보존할 확률이 월등히 높다"며 "통증을 단순 허리 질환으로 치부하지 말고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조기에 전문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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