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에 '물가 쇼크' 비상

[기자수첩]

이원식 기자 2026.08.14 10:14:51

연일 계속된 기록적인 폭염이 경제, 보건, 공급망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보이지 않는 재난'으로 작동하면서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에 따른 물가 폭등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일소 피해로 인해 농작물이 초토화되면서 농축수산물 집단 폐사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수분 부족으로 인해 배추, 무, 단감 등 밭작물의 생육이 급격히 떨어진 상황이다. 또 축사 온도의 상승으로 돼지·닭 등 수십만 마리가 폐사하고 고수온 현상으로 우럭·광어 등 해양 생물도 집단 폐사해 식탁 물가마저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식품업계는 주요 가공식품의 가격을 줄줄이 인상 중이다. 고유가와 환율 영향으로 원재료 수입 부담이 커지고, 나프타 가격 변동으로 포장재 비용도 상승하면서 라면과 빵, 만두, 음료 등의 가격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풀무원, 사조, 코카콜라음료 등이 주요 제품군의 품목 가격을 평균 5~10%대로 인상시켰다.

가공식품뿐 아니라 외식 프랜차이즈와 커피 가격도 함께 올랐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와 비알코리아의 던킨도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5~7% 인상했고 커피 프랜차이즈 매머드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올렸다.

가공식품에 외식물가마저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소비자들의 먹거리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는 원재료와 포장재 가격 상승, 여기에 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원가를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고환율 부담이 지속되는 만큼, 이번에 가격을 유지한 일부 품목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폭염이 계속 이어질 경우, 전반적인 물가 상승 여파가 다가올 추석 차례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예년보다 빠른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밥상 물가 불안이 커짐에 따라 특별관리기간을 운영하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 폭등에 대응해 최대 50% 할인 지원과 비축 물량 방출 등 민생 물가 안정 대책을 긴급 가동했다.

가공식품 물가와 관련해 식품업계에 무분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주요 품목 대규모 할인 지원과 할당관세·세제 지원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시장경제의 논리가 작동하는 한 식품기업 역시 손해를 계속 떠안고 갈 수도 없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기업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물가 안정과 고통 분담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가 상생의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다.

이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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