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승계, 재산 아닌 지역의료의 지속성으로 봐야"

서울시병원회, 병원 가업상속공제 제외에 우려…"상속 부담으로 지역의료 인프라 사라져선 안 돼"

김아름 기자 2026.08.13 09:13:24

병원계가 정부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서 병원이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 지역의료 기반 약화를 우려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서울시병원회(회장 고도일)는 최근 해당 개정법률안이 중소병원의 승계 과정에서 과도한 세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며 대한병원협회에 정부 건의를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병원 승계를 단순히 병원장의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제공해 온 의료서비스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지역의료 승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도일 회장은 "중소병원의 승계는 병원장 개인의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단순한 재산 상속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료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문제"라며 "수십 년간 지역주민의 진료를 담당해 온 병원이 상속 부담으로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소병원은 지역주민의 입원과 수술, 응급진료 등을 담당하는 동시에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 등 다양한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 한 곳이 문을 닫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기업이 폐업하는 것과 달리 환자의 진료 연속성과 지역의 의료공급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서울시병원회의 설명이다.

특히 개인이 개설·운영하는 중소병원의 경우 병원 운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건물과 토지, 의료시설 및 장비 등에 상당한 자본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경영 승계 시 상속세 등 세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후계자의 승계 자체가 어려워지거나 병원 운영과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계는 이 같은 부담이 결국 지역주민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병원 운영자가 세금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의료시설 투자나 인력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줄이거나, 승계 대신 병원 매각이나 폐업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고도일 회장은 다만 병원계가 무조건적인 상속세 감면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의료기관이 다음 세대에도 무리 없이 존속하고 의료진과 직원의 고용이 유지되며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병원의 공공성과 지역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고려해 합리적인 승계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잘 운영돼 온 병원이 상속이라는 한 번의 과정으로 인해 위축되거나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병원회는 앞으로 회원병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중소병원의 지속 가능한 경영 승계와 지역의료 인프라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에도 관련 의견을 전달하고, 병원의 승계 문제를 개인의 재산권 차원을 넘어 지역의료의 지속성과 환자 진료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 논의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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