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은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가?

프로바이오틱스에서 '파이토바이오틱스'까지

이민아 기자 2026.09.10 11:50:00

프로바이오틱스

한때 유산균 시장의 주요 경쟁 요소는 '숫자'였다. 50억, 100억에서 수천억 마리까지 얼마나 많은 균을 담았는지를 강조하는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투입균수와 보장균수가 소비자가 제품을 비교하는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면서 유산균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많은 균을 섭취하는 것을 넘어 균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기질을 함께 공급하고, 균주의 특성을 세분화하는 등 프로바이오틱스를 둘러싼 접근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제품과 개념의 발전 흐름을 1세대부터 7세대까지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세대' 구분은 학술적으로 통일된 공식 분류라기보다 시장과 연구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1세대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 있는 유산균을 직접 섭취하는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균을 담았는지가 주요 경쟁 요소였다. 2세대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균의 먹이'에 주목했다. 3세대 신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결합해 '균과 먹이'를 함께 섭취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이에 4세대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살아 있는 균을 넘어 비활성화된 미생물과 그 구성성분 등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어 5세대인 파라바이오틱스는 열처리 등으로 비활성화한 균을 활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끝으로 6세대 고기능 프로바이오틱스는 사람마다 다른 장내 미생물 구성과 생활환경을 고려하는 개인화된 접근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7세대 파이토바이오틱스는 유산균에 폴리페놀 등 식물 유래 성분을 더해 균과 장내 환경의 상호작용까지 함께 바라보는 접근이다.

즉, 유산균 시장은 관심이 '얼마나 많은가'에서 '무엇과 함께 섭취하는가', '어떤 균인가'를 거쳐 '어떤 환경에서 활동하는가'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서 최근에는 유산균뿐 아니라 장내 미생물과 식이 성분의 상호작용을 함께 바라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식물 유래 폴리페놀이다. 폴리페놀은 식물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생리활성 성분으로, 그동안 항산화 특성을 중심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과 폴리페놀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섭취된 폴리페놀의 일부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다양한 대사산물로 전환되며, 반대로 폴리페놀과 그 대사산물이 장내 미생물 생태와 상호작용할 가능성 역시 연구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폴리페놀 섭취와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등 특정 미생물군의 변화 사이의 관련성이 보고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폴리페놀의 종류와 섭취량, 개인의 장내 미생물 구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다.

이 같은 연구 흐름에서 유산균과 폴리페놀 등 식물 유래 성분을 함께 고려하는 '파이토바이오틱스(Phytobiotics)'라는 접근도 제시되고 있다.

식물을 의미하는 'Phyto'와 생명체를 뜻하는 'Biotics'를 결합한 개념으로, 단순히 유산균의 숫자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식물 유래 성분과 장내 미생물의 상호작용까지 함께 고려한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씨앗에 비유한다면 장내 미생물 생태는 토양에 해당한다. 결국 유산균에 대한 관심 역시 '얼마나 많은 균을 섭취하는가'에서 '균과 주변 환경을 어떻게 함께 바라볼 것인
가'라는 질문으로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유산균 시장의 관심사가 균의 양을 넘어 균주와 대사산물, 식이 성분, 장내 미생물 생태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식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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