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담배 잎인데 발암물질 10배 차이? 원료 아닌 가열온도 때문

"궐련형 전자담배 일반담배보단 안전… 최선의 선택은 금연"

김혜란 기자 2026.09.10 11:44:42

일반담배의 가열 온도별 발암물질 생성량 및 궐련형 전자담배(350℃)와의 비교 /출처: 관련논문 데이터 발췌 정리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 생성량 차이가 '원료'가 아닌 '가열 온도'에서 비롯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권일한 교수 연구팀은 일반담배의 담배 잎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재구성 담배 잎을 대상으로 실제 제품의 작동 온도를 반영한 열분해 실험을 수행해 두 원료의 열분해 생성물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일반담배의 경우 500℃ 이상 각 온도 구간에서 발암물질 생성량이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2배 이상 많았으며, 각 온도 구간의 발암물질 생성량을 합산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최근 초가공식품(UPF)을 둘러싼 논의가 확산되면서 제품의 원재료뿐 아니라 제조·가공 과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엇이 들어갔는가 못지않게 어떤 공정을 거쳤는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연구는 담배 역시 원료 자체보다 가열 온도가 유해물질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

연구팀이 실행한 열분해 실험은 담배 원료를 실제 흡연 환경과 유사한 온도로 가열했을 때 생성되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재구성 담배 잎은 담배 잎과 줄기 등의 원료를 분쇄한 뒤 시트 형태로 재가공한 소재로, 궐련형 전자담배에 사용된다.

일반담배가 연소 과정에서 연기를 생성하는 것과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는 약 350℃의 일정한 온도에서 담배 성분을 가열해 에어로졸을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이처럼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은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 생성 특성으로 이어진다.

분석 결과 일반담배의 담배 잎은 약 200~800℃의 넓은 온도 구간에서 열분해와 연소가 일어나며, 온도가 높아질수록 발암물질과 호흡기·심혈관계·신경계 관련 독성 화합물 생성량이 증가했다. 특히 400℃를 넘어서면서 발암물질 생성량이 급격히 증가했고, 500℃ 이상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350℃의 일정한 온도에서 가열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재구성 담배 잎은 발암물질 생성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고온 구간에 진입하지 않았다. 니코틴 생성량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발암물질 생성량은 일반담배 대비 약 3.5배 낮았으며, 500℃ 이상 각 온도 구간에서는 2배 이상 적게 나타났다. 각 온도 구간의 발암물질 생성량을 합산하면 일반담배 대비 10배 이상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 점은 원인이다. 연구팀이 두 원료를 동일한 700℃ 조건에서 비교한 결과, 알코올과 카보닐 등 일부 성분은 오히려 재구성 담배 잎에서 더 많이 생성됐다. 연구진은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간 유해물질 생성량 차이의 핵심 요인을 원료보다 약 350℃로 제한된 가열 온도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통제된 열분해 실험에 기반한 만큼,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흡연량·흡입 방식·사용 기간 등에 따라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 생성 특성을 비교해 이해하는 자료로 볼 필요가 있으며,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금연"이라고 강조했다.

 

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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