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폐고혈압을 앓고 있는 초고위험 임산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해운대백병원 의료진 25명이 수술 전부터 응급상황에 대비한 다학제 협진에 나서 성공적으로 조기분만을 시행했다. 산모의 심폐 기능 악화와 미숙아 출생이라는 두 가지 위험에 동시에 대응한 결과, 산모와 신생아 모두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있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원장 김성수)은 최근 중증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을 앓고 있던 초고위험 산모에게 조기 제왕절개술을 시행해 성공적으로 분만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폐고혈압과 조기분만에 따른 신생아 위험이 동시에 존재했던 만큼, 수술 자체뿐 아니라 분만 전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상황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핵심이었다.
산모는 과거 폐색전증을 앓은 이후 중증 폐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로, 임신으로 인해 심장과 폐에 가해지는 부담이 크게 증가한 상태였다. 혈전 재발을 막기 위해 항응고 치료가 필요한 데다 분만 과정에서 급격한 혈압 저하나 우심실부전, 순환 붕괴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높았다.
특히 임신 32주 무렵부터 폐고혈압이 악화되면서 의료진은 임신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산모의 안전과 태아의 성숙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기분만을 결정했다.
해운대백병원은 곧바로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중환자의학과, 신생아과 등 7개 진료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 체계를 가동했다.
각 진료과 의료진은 수술에 앞서 산모의 심폐 기능을 비롯해 항응고제 조절, 마취 방법, 분만 시점과 수술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분만 과정에서 산모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는 수술 중 산모에게 급성 심폐부전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심장내과와 심장혈관흉부외과, 중환자의학과 의료진은 심폐 기능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를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산모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태아의 안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수술 전 의료진 간 대응 과정을 반복적으로 점검하고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미숙아 출생에 대비한 준비도 동시에 이뤄졌다.
신생아과 의료진은 출생 직후 신생아의 호흡과 순환을 안정시키는 처치부터 체온 유지, 미숙아 집중치료까지 필요한 의료체계를 사전에 마련했다. 출생 직후 상태에 따라 신속하게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이동해 치료할 수 있도록 입실과 치료 계획도 미리 수립했다.
수술 당일에는 7개 진료과 의료진 25명이 현장에 참여해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조기 제왕절개술을 진행했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진료과 간 협업을 바탕으로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현재 산모와 신생아 모두 안정적인 회복 경과를 보이고 있다.
조현진 해운대백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장은 "이번 사례는 여러 진료과가 수술 전부터 함께 위험도를 평가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한 다학제 협진 체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중증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전문 진료 역량과 협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지역 최고위험 산모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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