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후 살 빠졌다고 안심?…체중 5% 이상 감소하면 골절 위험 커져

고대안산병원 연구팀, 91만명 분석…금연 성공 후에도 '체중 관리'가 건강 지키는 핵심

김아름 기자 2026.07.30 11:42:39

(왼쪽부터)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박지원, 서동훈, 홍재영 교수

금연에 성공한 뒤 체중이 줄었다고 무조건 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연 이후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사람은 체중을 유지한 사람보다 고관절 골절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은 심혈관질환과 폐질환 위험을 낮추는 중요한 건강 행동이지만, 급격한 체중 감소가 동반될 경우 뼈 건강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금연 후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형외과 박지원·서동훈·홍재영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금연 후 체중 변화와 고관절 골절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Osteoporosis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7년과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모두 받은 40세 이상 성인 91만380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자는 △비흡연자 67만2858명 △금연자 3만4143명 △흡연자 20만6804명으로 나눴으며, 금연자는 2년간 체중 변화에 따라 다시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약 8.1년간 고관절 골절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전체 대상자 중 6,001명에서 고관절 골절이 발생했다. 연령과 성별, 음주, 신체활동, 소득 수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만성콩팥병 등 다양한 요인을 보정한 결과,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고관절 골절 위험이 1.7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연 후 체중 변화가 골절 위험과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비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금연 후 체중이 5% 초과 감소한 경우 고관절 골절 위험은 1.88배 증가했고 △체중을 유지한 경우 1.46배 △체중이 5% 초과 증가한 경우 1.61배 높았다.

연구팀은 금연 후 체중 감소 자체보다 '급격한 체중 감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 변화가 골절 위험 증가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중은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 자극 역할을 한다. 체중이 지나치게 감소하면 뼈에 전달되는 자극이 줄어 골밀도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체중 감소 과정에서 근육량이 함께 줄어들면 균형 능력이 떨어져 낙상 위험이 증가하고, 이는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금연 이후 식사량 조절이나 체중 감량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단백질, 칼슘, 비타민D 등 뼈와 근육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질 경우 골 소실과 근감소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박지원 교수는 "금연은 고관절 골절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한 선택이지만, 금연 후 체중이 크게 감소하면 이러한 이점이 일부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고령층이나 근감소 위험이 높은 사람은 금연 후 무리한 체중 감량보다 적절한 영양 섭취와 운동을 통해 안정적인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금연의 건강상 이점은 분명하지만, 금연 이후에도 체중 변화와 영양 상태를 함께 살피는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며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뼈와 근육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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