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과 전공의가 외친다… "우리가 죄인이냐, 문제 해결하라"

의협, 전국의사궐기대회 개최… 주최측 추산 2만여명 참가

김아름 기자 2025.04.20 16:49:08

(왼쪽)박단 비대위원장, 이선우 학생협회장이 연대사를 통해 정부 정책을 강력 비난하고 있다

"사직이 범죄입니까, 우리나 죄인입니까!"
"무엇이 우리를 절박하게 만들었는지 현장은 어땠는지 세세하게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 이제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때 입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이 같은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도 "학생들이 다시 교실로 돌아갈 수 있는 명분과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특히 일방적인 의료정책을 추진,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는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우리가 왜 처단 당해야 하며, 무엇을 잘못했냐"고 외쳤다. 

박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부조리한 정책들로 인해 전공의 1만명은 병원을 떠났고, 2만명의 학생들은 학교를 떠났다"며 "젊은 의사들이 지난 1년 2개월간 견뎌온 시간은 기록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을 그만뒀다는 이유로 저는 1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윤석열은 계엄령을 선포해 전공의를 비롯 파업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에 본업에 복귀해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의 의해 처단한다고 했다. 이는 헌법재판소 판결문에 나와 있듯 기본권인 단체행동권, 직업의 자유, 신체의 자유 침해다. 그 결과 윤석열은 결국 파면됐다"고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또 "이주호 장관 말처럼 6개월을 버텨 정부가 이겼냐, 이긴 승자가 있긴 한가"라며 "윤석열, 한덕수, 조규홍, 박민수 이들은 정책 실패로 지난 한해 동안 3.5조원의 세금을 증발하게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미 양국 방위비 분담금이 1.5조, 네이버 영업이익이 2조원이다.그럼에도 정부는 정책 실패와 예산 낭비를 인정하지 않고 국민들의 세금을 받으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부는 임기가 끝날때까지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생들의 구호제창 퍼포먼스

특히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정말 위한다면 이제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사태를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당도 이제 윤석열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정책 결정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을 향해서도 "무엇을 하고 있느냐, 우리는 노동권을 보장해 달라고 했다. 지난 1년간 180석의 거대 야당이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으며, 업무개시명령의 타당성도 논의할 수 있었다"며 "우리가 요구하지 않아도 국회에서 나서 해결해야 할 일이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대단한 것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당연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노동법과 근로기준법, 그리고 기본법을 보장받고 싶다. 의사로서 배운대로, 교과서대로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또 "지난 1년간 겪어보니 이국종 교수 말씀대로 복지부는 숨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다. 그들 말이 맞다면 이국종 교수가 왜 아주대를 떠났겠냐"라며 "의료체계를 개선하지 않고 단지 의사수만 늘린다고 한다면 건강보험재정이 고갈돼 의료민영화에 다가가거나 젊은 세대의 건보료가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과 수술실을 떠나지 않도록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의 외침을 더 깊이 들여다 봐달라"며  "지금 이 길의 끝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 우리는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료정상화를 위한 현수막 퍼포먼스 

이날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도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무사히 공부하고 졸업해 의사가 될 수 있는 미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의료계가 여전히 깊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 이 자리에 모인 수많은 인원만으로도 증명됐다"며 "지난 1년간 정부는 면허 정지 협박, 강제 복귀, 언론을 통한 낙인 등으로 학생들의 기본권을 짓밟았다. 또 꿈을 향해 달려왔지만, 남는 것은 절망뿐이라는 현실이 학생들을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와함께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강도높게 비판했다. 26학년도 정원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지만, 27년도에는 추계위를 통해 증원하겠다고 밝힌 정부는 교육 현장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학생들이 PK 실습을 묻자 총장들이 '그게 뭐냐'고 되묻는 현실이야말로 현 정책의 무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5년째 보건의료발전계획 하나 세우지 못하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어떻게 한국의료를 책임질 수 있겠냐며, 포괄수가제와 필수의료 붕괴의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도 강력히 요구했다. 

이 회장은 "그 어떤 정권에서도 지금처럼 손댈 때마다 중구난방으로 만들어지는 포퓰리즘 의료가 다신 이용되서는 안된다"며 "그리고 학생들이 교실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을 두번다시는 반복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 무엇보다 학생들이 염원하는 것은 의사가 될때까지 무사히 공부하고 졸업해도 되는 그런 미래다. 부디 생활과 의사라는 꿈,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해 달라"며 "지속가능한 의료를 꿈꾸며 문제 해결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에서 모인 2만여명의 의사들과 학생들은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며 탄핵된 윤석열 전대통령의 의료 개악 중단과 의대교육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전국에서 개원의, 봉직의, 교수는 물론 전공의, 의대생 등 2만여명이 참석해 '의료정상화'와 '의대교육 정상화'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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