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약가협상 전략 무능 드러나

얀센 ‘프레지스타’ 약가 협의, 제약사에 끌려다니는 행정 보여

정혜진 기자 2010.10.19 10:13:33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약가 협상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승용 의원(민주당)은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얀센과의 프레지스타 협상 과정에서 보험공단이 제대로 된 협의를 하지 않아 다국적 제약사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질책했다.

보건복지부는 약제비 절감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건보공단에 약가 협상 권한을 부여했고, 2008년 5월 공단은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 얀센과 약가협상을 실시한 바 있다.

이때 책정된 가격이 얀센의 항암제 ‘다코젠’은 77만원, 에이즈 치료제 ‘프레지스타’는 3480원으로 결정하고 부속합의서를 작성해 안정적인 공급에 합의했다. 그러나 문제는 합의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얀센이 프레지스타 가격이 부적절하다며 일방적으로 합의를 위반, 사실상 공급을 거부한 것.

또한 얀센은 약가협상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급여 전환 신청’까지 했다가 언론의 문제 제기에 따라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에 건보공단은 외부의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 3월 제약사에 불이익을 두겠다고 국회에 보고했으나 아직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어 업무태만과 제약사 규제 의지가 없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이번 약제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함께 지난 9월 프레지스타 약가를 3480원에서 2890원으로 41%나 인상시켜 준 것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공단이 보험 가입자가 아닌 다국적 제약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냐”며 “약가협상을 맡을 능력도 부족하고, 보험자로서 가입자를 대리한다는 책임감도 부족하다. 공단이 약가협상에 총체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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