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다른 어느때보다 더 ‘외모’를 중요시하는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또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몸매’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으로 굉장한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 몸매에 대한 관심이 건강에 집중되기 보다는 외형적인 아름다움에 집중되어있다. 그 아름다움도 정확히 말하면 정상체중보다 훨씬 마른 몸매에 대해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운동으로 천천히 만들어가기보다는 다이어트를 통한 칼로리관리에 특히 많은 신경을 쓴다. 물론 비만보다는 훨씬 추천할만할 것이다.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을 결코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다만 수술장에서 의사의 입장으로 보면 약간은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그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 한다. 최근 젊은 여성들이 많이 즐기는 겨울스포츠 중에 ‘스노우보드’가 인기다. 젊은 여성이라면 한번쯤은 누구나 타보는 것 같고, 그 매력에 빠져서 겨울내내 타러 다니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그러다 보니 과거 여성들에게서 보이지 않던 주관절 (팔꿈치) 분쇄골절이나 골절-탈구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필자에게도 이러한 젊은 여성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대부분의 이런 경우 필수적으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기본적으로 금속판(plate)를 이용해서 부러진 뼈조각끼리 맞춰서 고정해주는 방법을 쓰게 된다. 그러나 이런 여성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수술장 소견은 뼈가 약하다는 것. 이 뼈가 약하다는 말은 뼈에 나사를 박아서 넣을 때 쉽게 손에서 감지되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젊은 사람은 당연히 뼈가 단단하고 강하다. 심지어는 나사를 박기 힘들 정도로 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골절 환자를 만났을 때 필자는 드릴로 뼈를 뚫는 것 조차 힘들어서 전공의에게 부탁한 적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서 만난 여성의 뼈는 마치 60~70세 정도의 고령의 골절환자에서 만나게 되는 뼈의 경도를 가지고 있었다. 수술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 정도라면 아직은 문제없이 수술해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60~70세가 되면 도대체 어떤 뼈가 되어있을까? 그 때는 수술이 무척 어렵겠구나” 기본적으로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뼈가 점점 약해진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다. 이미 20대의 나이에 이렇게 뼈가 약하다면.. 고령의 나이가 됐을 때는 얼마나 심한 골다공증에 시달리게 될 것인가. 작은 당부를 하자면, 적은 음식 섭취만 줄이기보다는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를 추천하고 싶다. 운동을 하면 뼈는 단단해진다. 또한 너무 마른 몸매보다는 건강한 몸매가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도 곁들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