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축산이 벌고, 미래 투자는 재배만

문대림 의원 "정부, 농업생산액 1위 양돈 외면"

이원식 기자 2026.10.12 09:18:47

농업생산액 1위 산업인 양돈을 비롯한 축산업이 정부의 현안 대책과 미래 투자 계획 모두에서 빠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문대림 국회의원은 7일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농업생산액의 40%를 만드는 산업을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2024년 돼지 생산액은 9조 1913억 원으로 쌀보다 1조 6천억원 많아 3년 연속 농업생산액 1위를 기록했다. 축산 전체로는 2025년 농업생산액의 40.7%(25조 5305억 원)를 차지한다. 그러나 올해 2분기 양돈농장은 5465호, 사육 마릿수는 1065만 8천 마리로 201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그럼에도 농식품부 하반기 업무보고에는 '양돈', '돼지', '악취'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지난해 전국 악취 민원은 4만 125건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고, 제주는 4년 만에 민원이 43% 늘었다. 이에 흩어진 재래식 돈사 여러 곳을 한데 모아 현대식 농장 하나로 짓자는 요구도 나온다. 그러나 현행 축산업 허가와 가축분뇨 배출시설 허가는 농장이 있는 부지마다 따로 내준다. 이 때문에 A·B·C 농장을 합쳐 한곳에 새로 짓더라도, 각 농장이 받아 둔 허가 면적을 합쳐서 인정받을 근거가 없다. 결국 새 부지에 짓는 농장은 기존 허가와 무관한 '신규 허가'로 취급되는데, 전국 122개 시·군이 조례로 축사 신축을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길이 막혀 있다.

지원사업도 뒷걸음질이다. 축사시설현대화사업 예산은 2021년 2647억 원에서 올해 1585억 원으로 40% 줄었고, 축사시설개선사업은 지난해 1201억 원 중 465억 원이 이월, 67억 원이 불용됐다.

축산은 미래 투자에서도 밀려났다. 재배업과 축산업을 두 축으로 하는 국가농업AX플랫폼은 올해 공모에서 둘 중 하나만 선택해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업계에서는 수익성과 부지 확보가 쉬운 재배업으로 쏠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단 한 곳 선정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컨소시엄 참여 기업·기관 7곳 중 축산 전문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내년 계획에서는 축산이 아예 빠졌다. 2026년 사업계획에 있던 '축사'라는 표현은 1차 사업 평가가 이뤄지기도 전에 2027년 계획에서 삭제됐다.

이에 문 의원은 여러 농장을 하나로 합칠 때 종전 허가 면적의 합계까지 인정하고, 악취관리계획과 통합 분뇨처리시설을 갖추면 면적을 최대 50%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축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농장은 폐업·철거·원상복구하는 조건이다.

문 의원은 △개정안 하위법령 사전 준비 △기후에너지환경부·지자체와 '양돈장 통합·현대화 협의체' 구성 △축사시설현대화사업 내 '통합 현대화' 트랙 신설 △AX플랫폼 축산 최소 투자 비율 설정 및 2차 공모 축산 전용 트랙 신설 등을 요구했다.

문 의원은 "그동안 양돈·축산은 물가·방역 대책의 대상으로만 다뤄져 왔다"며, "양돈 농가가 무너지면 그 자리는 수입 돼지고기가 채울 수밖에 없다. 규제만 있고 길은 없는 산업에 정부가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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