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노, 집에서 잰 심전도로 '한 달 내 심방세동' 예측

HATIV 실사용 데이터 38만여 건 분석…정상 심전도에서도 향후 발생 위험 포착

김아름 기자 2026.09.20 14:16:44

심전도를 측정하는 순간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향후 한 달 안에 심방세동이 발생할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병원에서 수집한 심전도가 아닌 사용자가 가정에서 직접 측정한 휴대용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실제 일상생활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대표 이예하)는 AI 기반 휴대용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HATIV P30(이하 HATIV)'의 실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남대학교병원 이기홍 교수 연구팀 및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MIR Medical Informatics'에 게재됐다.

기존 휴대용 심전도 AI가 측정 당시 나타난 부정맥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현재 정상으로 보이는 심전도에서 향후 심방세동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대표적인 부정맥으로 뇌졸중과 심부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거나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심전도를 측정하는 순간 부정맥이 나타나지 않으면 진단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스마트워치나 휴대용 심전계에 적용된 AI는 주로 측정된 심전도 파형에 심방세동 등 부정맥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부정맥이 발견되지 않은 정상 리듬의 심전도에도 향후 심방세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미세한 신호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딥러닝 모델이 학습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정상으로 판정된 심전도 한 건만으로도 향후 7일, 14일, 31일 이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예측하도록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에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국내 HATIV 사용자 8206명이 일상생활에서 직접 측정한 심전도 38만6519건이 활용됐다. 특히 병원 내 통제된 환경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가 가정 등 일상생활에서 측정한 실사용 데이터라는 점이 이번 연구의 특징이다.

연구 결과 31일 이내 심방세동 발생을 예측하는 모델의 AUROC는 0.787로 나타났다. 7일과 14일 기준 AUROC도 각각 0.793과 0.785로 나타나 예측 기간에 관계없이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유지했다.

AUROC는 이진 분류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0.5는 무작위 수준, 1.0은 완벽한 분류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모델의 분류 성능이 높다는 의미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추가 분석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심방세동 진단 이력은 없지만 고령이나 고혈압 등으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높다고 분류된 144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각 환자의 첫 정상 심전도 한 건을 기반으로 위험군과 비위험군으로 나눈 뒤 31일간 추적한 결과, 새롭게 확인된 심방세동은 5건이었다. 이 5건은 모두 AI 모델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류한 그룹에서 발생했다. 반면 위험이 낮은 것으로 분류된 그룹에서는 심방세동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일반 사용자는 물론 심방세동 고위험군에서도 향후 발생 가능성을 선별하는 보조 도구로 AI를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휴대용 심전도 AI의 역할을 '현재의 이상 탐지'에서 '미래 위험 예측'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있다.

뷰노 주성훈 CTO는 "지금까지 휴대용 심전도에 적용된 AI는 이미 나타난 부정맥을 찾아내는 역할을 했다"며 "이번 연구는 겉으로 정상인 기록만으로도 미래 위험을 읽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딥러닝 기술과 HATIV 실사용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예측 AI가 향후 휴대용 심전계에 탑재된다면 가정이나 1차 의료기관에서도 심방세동 위험을 미리 알아볼 수 있게 되는 셈"이라며 "뷰노의 심전도 분석 기술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HATIV 데이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강해 일상적인 심장 건강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병원 중심의 단발성 심전도 분석을 넘어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축적되는 휴대용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해 심방세동의 '현재 진단'뿐 아니라 '향후 발생 위험'까지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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