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무더위로 활동량이 줄고 냉방이 강한 실내에서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고 척추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통증으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만성요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직장인 김모(42) 씨도 최근 몇 달 사이 허리 통증이 눈에 띄게 심해졌다. 장마와 폭염으로 외출이 줄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졌고, 냉방이 강한 사무실에서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통증이 더욱 악화됐다.
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정윤교 원장은 "여름철에는 활동량이 감소해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이 약해지고, 냉방 환경에서는 근육과 인대가 쉽게 경직된다"며 "이 같은 요인이 겹치면 평소에는 견딜 만했던 허리 통증도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허리 통증을 일시적인 증상으로 생각하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허리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요통'으로 분류되며,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디스크 퇴행이나 척추관협착증, 신경 압박 등 구조적인 이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통증이 엉덩이나 다리까지 내려가거나 저림, 감각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신경이 눌리고 있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MRI 등 영상검사뿐 아니라 환자의 증상과 신체 진찰을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상에서 보이는 병변과 실제 통증 부위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경우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최소 절개 방식의 척추내시경 치료가 빠른 회복이 가능한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윤교 원장은 "척추내시경은 병변 부위를 직접 확인하면서 치료하기 때문에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입원 기간이 하루 정도로 짧고 비교적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해 직장인이나 고령 환자에게도 좋은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 씨 역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척추내시경 치료를 받은 뒤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했다. 그는 "참고 버티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은 것이 회복에 훨씬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허리 통증은 어떤 치료를 받느냐보다 언제 치료를 시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초기에 진단하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할수록 치료 범위가 커지고 회복 기간도 길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름철처럼 허리 통증이 악화되기 쉬운 시기에는 단순히 계절 탓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며 "평소 올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스트레칭, 적절한 체중 관리,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고, 허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더 이상 참기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