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정부의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정책과 AI 기본의료 전략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고, 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기간 단축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의료인들의 헌신을 인정한 대통령의 발언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부 정책은 의료현장의 붕괴를 가속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보건복지부 대통령 업무보고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전략', 'AI 기본의료 전략'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하면서 "대통령과 정책당국의 의료 현실에 대한 인식과 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의협은 복지부 업무보고에 의사인력, 수가 개편, 공공의료, 비급여 관리, 특별사법경찰권, 비대면진료 등 주요 의료 현안이 폭넓게 포함된 점은 평가하면서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료계의 협력과 희생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반면 청와대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 의료보장 체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환자를 위해 헌신한 의료인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언급하며 참석자들과 함께 의료인들에게 박수를 보낸 것에 대해서는 의미를 부여했다.
의협은 "무너져가는 필수의료 현장을 지켜온 의료인들의 노고를 국정 최고책임자가 진정성 있게 위로한 것은 의료계에도 큰 격려가 됐다"며 "복잡한 의료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더 자주 만나 대화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에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발표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전략'과 'AI 기본의료 전략'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의협은 "세부 정책을 살펴보면 의료 현장의 붕괴를 가속할 수 있는 내용도 다수 포함돼 있다"며 "정부와 책임 있게 대화하되 의료현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분명히 문제를 제기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의협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은 것은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복무기간 단축이다.
의협에 따르면 현역병 복무기간은 18개월로 단축되고 처우도 개선된 반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의 복무기간은 훈련기간을 포함하면 사실상 38개월에 달한다. 이로 인해 의대생들이 의무장교 대신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공중보건의사 수는 과거 800명대에서 현재 92명까지 감소했다. 공중보건의사가 배치되지 못한 보건지소도 전국 73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은 청와대 간담회에서 대통령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런 상태로 놔두면 다 안 가 버리는 상황"이라며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가 사라지면 군 의료체계와 지역 공공의료체계는 필연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몇 년 뒤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의료 공백"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보건복지부와 국방부, 병무청 등 관계 부처와 복무기간 단축을 포함한 다양한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며,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화답해야 할 때"라며 "국회도 관련 법안과 제도 개선을 조속히 추진해 군 의료와 지역 공공의료 기반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의료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위해 필요한 제언과 정책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