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연 '커스텀 푸드 스마트 생산기술' 연구

맞춤형 식품 제조공정 자동화·모듈화·지능화

이원식 기자 2026.07.23 10:38:42

한국식품연구원이 '커스텀 푸드 스마트 생산기술' 주관 연구기관으로 Kick-off 회의를 개최했다

"내 몸에 맞는 식품, AI·로봇으로 스마트 생산시대를 연다."

국내 연구기관이 맞춤형 식품 제조공정의 자동화·모듈화·지능화를 위한 연구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 이하 식품연)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의 '커스텀 푸드 스마트 생산기술' 연구개발과제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돼 5월 26일 킥오프(Kick-off)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에는 식품연을 중심으로 총 23개 기관이 참여한다. 정부·지자체 출연연구기관은 식품 제조와 자동화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맡고, 식품기업은 실제 생산 현장의 요구사항을 반영한다. 로봇·자동화 기업은 조리, 배분, 포장, 검사 장비 개발에 참여하며, 대학 연구진은 인공지능과 데이터 활용 기술을 지원한다.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은 개발된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건강관리 수요 확대에 따라, 개인의 건강 상태와 영양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같은 도시락이라도 당뇨 환자에게는 당류와 나트륨을 조절한 식단이, 투석 치료 환자에게는 단백질과 무기질 함량을 고려한 식단이, 체중 관리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열량과 영양 균형을 맞춘 식단이 필요하다. 소비자별로 식품의 구성과 영양성분, 제공량, 표시 정보 등이 달라져야 하지만, 이를 반영한 식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생산하는 것은 현재의 식품 제조 현장에서 쉽지 않은 과제로 꼽힌다.

특히 특수의료 용도식품 중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고령친화식품 등 맞춤형 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제조공정이 복잡하다. 메뉴와 주문량이 수시로 변하고, 원재료와 포장재 종류도 다양하며, 제품별 영양성분과 표시사항까지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식품 제조 현장에서는 식재료 세척, 껍질 제거, 이물 확인, 조리, 밥과 반찬 배분, 포장 같은 작업의 많은 부분을 사람이 직접 수행하고 있다. 숙련된 작업자의 경험이 중요한 공정이나, 고령화와 인력난으로 인해 숙련 인력 확보가 어려워 생산성과 품질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식재료는 모양, 크기, 단단함, 수분 정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자동차나 전자제품처럼 동일한 부품의 반복적인 조립공정과 달리, 기존 자동화 기술만으로 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식품연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 제조공정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식재료 세척과 이물 확인, 조리, 배분, 포장, 검사 등 사람이 수행하던 반복적인 작업을 기계가 함께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식재료 속 이물을 찾아내고, 음식을 자동으로 조리하며, 정해진 양만큼 담고 포장·검사하는 과정을 하나의 생산 흐름으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이 로봇과 조리·검사 장비를 움직이도록 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적용하고, 여러 장비가 생산 정보를 주고받으며 작업 조건을 바꿀 수 있도록 생산 데이터를 연결·관리하는 SDM(Software Defined Manufacturing) 기술도 함께 개발한다. 쉽게 말해, 메뉴와 주문량이 달라져도 생산 장비가 상황에 맞게 작업 조건을 조정하며 맞춤형 식품을 만들 수 있는 제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과제를 통해 맞춤형 식품 제조 확대의 걸림돌이었던 자동화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다양한 식단과 제품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실제 생산 현장에서 자동화 수준, 생산효율, 품질 안정성, 인력 의존도 완화 효과 등을 검증해 맞춤형 식품산업의 경제적 효과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2026년 4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약 4년 9개월 동안 추진되며, 총 316억원 규모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식품연은 이번 과제를 통해 AI·로봇 기반 맞춤형 식품 제조공정의 실증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식품 제조와 외식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한 스마트 생산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식품연 박기재 식품융합연구본부장은 "맞춤형 식품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식단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제조 기반이 꼭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식품 제조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AI·로봇 기반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맞춤형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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