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성궤양, 남성 전유물 아니다… 고령 여성 사망률 남성의 최대 5배

국내 연구팀 68편 문헌 종합 분석… 폐경 호르몬·약물 노출 반영한 진료지침 시급

홍유식 기자 2026.07.22 17:32:32

위·십이지장 점막이 헐어 발생하는 소화성궤양이 고령층으로 갈수록 남녀 격차가 감소하고, 폐경 후 여성에서는 출혈 및 천공 등 중증 합병증과 사망 위험이 더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가톨릭의대 김병욱 교수(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 한림대의대 방창석 교수(진료지침위원장, 제1저자) 공동 연구팀은 소화성궤양의 성별 차이를 다룬 연구 68편을 종합 분석해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거 2대 1 수준이던 남녀 환자 비율은 최근 비슷한 수준까지 격차가 줄었으며, 80세 이상 여성의 출혈성 소화성궤양 발생률은 동연령대 남성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사망률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출혈성 소화성궤양 환자의 30일 사망률은 여성(3.20%)이 남성(1.83%)보다 높았으며, 천공성 소화성궤양 사망률은 여성 10.03%, 남성 2.03%로 약 5배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폐경 후 점막 보호 작용을 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감소를 꼽았다. 여기에 관절질환 등으로 인한 소염진통제 복용 증가가 더해지면서 고령 여성의 궤양 위험을 극대화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65세 이상 소염진통제 사용자의 75%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화성궤양 관련 주요 국제 진료지침 13개를 비교·분석한 결과, 폐경이나 호르몬 상태 등 성별·연령에 따른 위험 변수를 공식 평가에 반영한 지침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나영 교수는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70세 이상 고령 여성의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만큼, 위산분비억제제 병용 등 성차를 고려한 정교한 위장 보호 가이드라인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가톨릭의대 김병욱 교수, 한림대의대 방창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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