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열풍, 담낭 건강은 괜찮을까?

GLP-1 비만치료제 확산 속 담석증·담낭염 위험도 함께 증가

김아름 기자 2026.07.22 17:14:58

정윤아 전문의

전 세계적으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이 빠르게 늘면서 단기간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체중 감소가 담석증과 담낭염 등 담낭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안전한 감량 전략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4년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담낭절제술은 2020년 8만6274건에서 2024년 9만7470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비만과 고령화의 영향에 더해 최근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담낭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했다가 지방을 소화할 때 배출하는 장기다. 담즙 속 콜레스테롤 등이 굳어 생긴 담석이 담즙의 흐름을 막으면 담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외과 정윤아 전문의는 "담석증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비만과 당뇨병, 그리고 급격한 체중 감소"라며 "담낭염의 90~95%는 담석이 원인이기 때문에 담석이 생기기 쉬운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급격한 체중 감량은 담석 형성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체중이 단기간에 감소하면 간에서 담즙으로 분비되는 콜레스테롤 양이 증가하는 반면, 식사량이 줄어 담낭의 수축 기능은 떨어진다. 이로 인해 담즙이 장시간 담낭 안에 머물며 농축되고, 결국 담석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담석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며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약 두 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일수록 합병증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최근에는 비만치료제 자체와 담낭 질환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와 GIP·GLP-1 이중작용제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과 메타분석에서는 해당 약물을 사용한 환자에서 담석증과 담낭염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담석이 발견되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오른쪽 윗배 통증과 발열, 구역감 등 담낭염 증상이 나타나면 원칙적으로 담낭절제술이 권고된다.

약물치료는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을 원하지 않는 일부 환자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다만 작은 콜레스테롤 담석에만 적용 가능하고 완치율이 높지 않은 데다 치료 후 5년 내 재발률도 약 50%에 달해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으며, 고난도 환자를 중심으로 로봇수술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절개 범위를 줄이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통증 감소와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가 비만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체중 감량은 담낭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윤아 전문의는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더라도 무리한 단식이나 급격한 체중 감량은 피하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후 오른쪽 윗배나 명치 통증이 반복되거나 발열, 구역감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넘기지 말고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담낭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