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안전, 계절에 답이 있다

[기고] 신재민 강남농수산물검사소 수산물검사팀 보건연구사

보건신문 2026.07.20 13:57:04

신재민 강남농수산물검사소 수산물검사팀  
보건연구사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은 신선한 회부터 얼큰한 탕, 짭조름한 반찬까지 우리 식탁에서 수산물이 빠지는 날은 드물다.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산물은 계절마다 맛과 영양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주의해야 할 위해요인도 달라진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약 60kg(2023년)으로, 세계적으로도 수산물 소비가 많은 국가다. 단순히 양만 많이 먹는 것이 아니다. 우리 수산물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과 '생식문화'에 있다. 우리나라는 활어회, 숙회, 생굴 등 수산물을 날것으로 연중 즐겨 먹는다.

또 내장과 알을 포함해 어패류의 거의 모든 부위를 식재료로 활용한다. 이러한 식습관은 수산물 특유의 풍미를 온전히 즐기기엔 최고지만, 그만큼 생물학적, 화학적 위해 요인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수산물을 즐길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연이 정해준 시간표, 즉 '계절'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계절에 따른 바다 환경의 변화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봄, 패류독소를 주의해야 할 계절
봄철 해수온이 15~17℃로 상승하면 유독성 플랑크톤이 급격히 증식한다. 홍합, 굴, 바지락과 같은 조개류는 이러한 플랑크톤을 섭취해 체내에 독소를 축적한다.

특히 마비성 패류독소는 열을 가해도 쉽게 분해되지 않아 섭취 시 입술과 손끝의 저림, 심한 경우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생산단계에서 마비성 패류독소 기준을 초과한 패류가 확인되면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즉시 채취금지 조치가 시행돼 유통단계로의 확산이 신속히 차단된다.

따라서 봄철에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제공하는 '패류 채취금지 해역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해안가에서 임의로 채취하거나 낚시로 잡은 홍합, 굴, 바지락 등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 식중독균이 활발해지는 시기
기온과 수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는 비브리오균과 같은 식중독균의 증식이 활발해진다. 특히 해수온이 20 ℃를 넘어서면 비브리오 패혈증균과 장염 비브리오균이 급격히 증가한다. 장염 비브리오는 일반적인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지만, 비브리오 패혈증은 만성 간질환자 등 면역 저하자에게 치사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여름철 수산물을 안전하게 맛보기 위한 수칙은 다음과 같다.

여름에는 어패류를 날것으로 섭취할 경우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수산물의 생식을 자제하고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혀서 균을 사멸시킨 뒤 섭취해야 한다. 특히 면역 저하자는 어패류를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하며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 바닷물 접촉을 피해야 한다. 또 수산물은 구입 후 신속히 5℃ 이하로 냉장 보관하고, 조리 전후 손 씻기와 칼·도마 구분 사용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가을, 수산물 소비 증가에 따른 안전관리
가을은 전어, 꽃게, 대하 등 제철 수산물이 풍부해 소비가 증가하는 시기다. 소비량이 늘어나는 만큼 신선도 확인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늦더위의 영향으로 10월까지도 해수온이 높게 유지되면서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이 지속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산물 구입 시에는 비린내가 심하지 않고 눈이 맑으며 아가미가 선홍색을 띠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냉장·냉동 상태가 적절하게 유지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을철 풍성한 제철 수산물을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겨울,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주의
겨울철은 일반적으로 세균성 식중독 발생이 감소하는 시기이지만, 굴을 비롯한 패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 생존력이 강하며,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으며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전염성이 높아 학교, 어린이집, 음식점 등에서 집단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수산물을 안전하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첫째, 노로바이러스가 열에 약하므로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히도록 85℃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 조리해 섭취해야 한다. 둘째, 시중에서 굴을 구매할 때는 포장지에 '가열조리용'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고, 해당 제품은 절대 생으로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셋째, 어패류를 손질한 후에는 비누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어 바이러스가 다른 식재료나 사람에게 교차 오염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계절을 알면 수산물이 더 안전하다
수산물은 우리에게 단백질과 다양한 영양소를 제공하는 소중한 식품이다. 하지만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위해요인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관리할 때 더욱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도록 계절별 위해요인에 대한 모니터링과 안전성 검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제철 수산물의 맛을 즐기는 것과 함께 계절별 안전 정보를 함께 확인한다면 더욱 건강한 식생활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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