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임신중지 약물인 미프진의 조기 투약 허용 방침을 밝히자 산부인과 의료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의료계는 여성의 건강권과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한 의학적 검증과 법적·제도적 장치 없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재연)는 정부의 미프진 도입 검토를 "초법적·편법적 조치"로 규정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의사회는 "임신중절에 관한 대체입법과 사회적 합의에 따른 법 개정이 이뤄지기도 전에 해외 직구 문제를 이유로 의사의 재량에 맡겨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것은 여성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정부가 제도 미비의 책임을 의료계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미프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자궁외임신 여부 확인과 임신 주수 확진 등을 위한 의사의 진찰을 전제로 처방하는 고위험 전문의약품인 만큼, 안전성 검증과 관리체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투약 전 초음파 검사를 통한 정확한 임신 주수 확인과 자궁외임신 배제는 물론 투약 후 완전 배출 여부를 확인하는 사후관리까지 산부인과 전문의의 체계적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무분별한 유통은 다량 출혈과 감염, 불완전 유산으로 인한 응급수술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허용 기준과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채 '의사의 재량'을 내세우는 것은 의료진에게 법적 책임과 사법적 위험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합법적인 임신 주수와 사용 기준이 법률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진의 판단만으로 약물을 처방하도록 하는 것은 의료 현장을 분쟁과 법적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라며 "정부가 정책을 강행할 경우 전면적인 거부운동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의료연구소도 성명을 발표하고 미프진 도입은 의학적 근거와 절차적 정당성을 기반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현재 아무런 준비 없이 대통령의 지시만으로 유산유도제를 도입하는 것은 여성 건강을 위협하고 수많은 부작용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학에 무지한 정치적 결정으로 의료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미프진을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 전문의약품으로 규정하고, 투약 전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찰과 초음파 검사, 자궁외임신 배제, 정확한 임신 주수 확인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투약 이후에도 출혈과 감염, 불완전 유산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후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미프진 도입 여부와 허용 기준은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산부인과 전문의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학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의사의 재량에 판단을 맡기는 것은 국가가 마련해야 할 제도적 책임을 의료현장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모자보건법 개정 등 법적 기준 없이 의료진에게 판단을 맡기는 것은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여성의 건강권뿐 아니라 저출생 시대 인구·가족 정책과 연계된 사회적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공통적으로 여성의 안전한 임신중지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의학적 안전성 검증 ▲전문의 중심의 진료 및 사후관리 체계 구축 ▲허용 기준을 명확히 규정한 법률 정비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이러한 절차 없이 정책을 강행할 경우 여성 건강은 물론 의료현장의 혼란과 법적 분쟁이 확대될 수 있다며 충분한 논의와 제도적 준비를 거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