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다원검사를 받지 않아도 인바디(체성분 검사)와 간단한 설문만으로 불면증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위험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수면장애 선별모델이 개발됐다. 근육량과 제지방량 등 체성분 정보를 반영해 기존 BMI 중심 예측모델의 한계를 보완한 것으로, 수면장애 고위험군을 보다 쉽고 빠르게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주은연 교수, KAIST 김재경 교수 공동연구팀은 인바디 검사에서 측정한 골격근지수(SMI)와 제지방지수(FFMI)를 활용한 AI 기반 수면장애 예측모델 'I-SLEEPS(InBody-based SimpLE quEstionnairE Predicting Sleep Disorder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BMI 한계 넘어 '체성분' 반영…수면장애 예측 정확도 높였다
수면장애는 대표적으로 불면증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며, 두 질환이 함께 발생하는 복합 수면장애(COMISA)는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은 물론 인지기능 저하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하룻밤 동안 검사를 받아야 하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해 비용과 시간 부담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기존 수면장애 예측모델은 연령과 성별, 체중, BMI(체질량지수), 수면 관련 설문 등을 활용해 위험도를 평가했다. 그러나 BMI는 키와 몸무게만을 반영하는 지표여서 근육과 지방의 비율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점에 주목해 인바디 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골격근지수(SMI)와 제지방지수(FFMI)를 AI 모델에 추가해 총 10개 변수로 구성된 새로운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실제로 BMI가 20~30인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같은 BMI에서도 근육량과 체성분에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BMI만으로는 수면장애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3291명 분석…복합 수면장애 예측 정확도 97%
연구팀은 수면다원검사와 인바디 검사를 함께 시행한 3291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개발한 뒤 별도의 환자군에서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기존 예측모델보다 불면증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복합 수면장애(COMISA) 모두에서 예측 정확도가 향상됐다.
불면증은 약 93%에서 96%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90%에서 93%로 각각 정확도가 높아졌으며, 복합 수면장애는 최대 97%의 예측 성능을 보였다.
특히 환자 수가 적어 예측이 쉽지 않은 질환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유지해 AI 모델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인했다.
또한 외부 병원 환자 1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가 검증에서도 높은 예측 성능을 유지해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활용할 가능성도 확인했다.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 체성분 패턴도 달랐다
AI 분석 과정에서는 체성분과 수면장애 간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분석 결과 골격근지수(SMI)와 제지방지수(FFMI)가 낮을수록 불면증 위험은 증가한 반면, 두 지표가 높을수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위험은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불면증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수면 부족으로 만성 염증과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면서 근육량 감소가 나타날 수 있는 반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목과 몸통 주변 근육량 증가가 기도를 좁혀 질환 발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이 함께 나타나는 COMISA는 두 질환의 특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향후 환자 맞춤형 선별과 치료 전략 수립에도 체성분 정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배희원 교수는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장애 진단의 표준검사이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누구나 쉽게 검사를 받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인바디 검사와 간단한 설문만으로도 수면다원검사 이전 단계에서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 위험군을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체중만 반영하는 BMI보다 근육량과 제지방량 등 체성분 정보가 수면장애 위험을 더욱 정확하게 설명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의료환경에서 추가 검증이 이뤄진다면 수면장애를 보다 쉽게 조기에 발견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AI 모델이 건강검진센터나 1차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인바디 검사와 간단한 문진만으로도 수면장애 위험군을 선별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가려내고,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이어지는 새로운 진료 모델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