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복부 CT서 위장관 천공 신호 잡아낸다"

은평성모병원 김동진 교수팀, 복강 내 유리가스 자동 탐지 AI 개발… 응급수술 의사결정 지원

김아름 기자 2026.07.13 17:03:33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외과 김동진 교수팀(은평성모병원 박신혜 교수, 토론토대학교 박사과정 김상욱 연구원, 마스오토 이중협 연구원, 부천성모병원 이하예민 교수)이 위장관 천공의 핵심 소견인 '유리가스(Free Air)'를 복부 CT 영상으로 찾아내는 인공지능(AI) 진단 보조 모델을 개발했다.

위장관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은 주로 염증이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에 의한 위·십이지장 궤양을 제때 치료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달로 과거보다 발생률은 감소했지만 사망률과 합병증 위험이 여전히 높아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한 대표적인 외과 응급 질환이다.

위장관에 천공이 생기면 위장관 내부의 가스가 복강으로 빠져나오는데 이를 '유리가스(Free Air)'라고 한다. 유리가스는 위장관 천공을 의심하는 가장 중요한 영상 소견 중 하나로 신속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단서다. 조영증강 복부 CT로 확인할 수 있지만 간 주변이나 상복부에 숨어 있거나 양이 매우 적은 경우에는 발견이 쉽지 않다. 응급실에서는 제한된 시간과 과중한 업무, 의료진의 숙련도 등에 따라 미세한 유리가스를 놓칠 위험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김동진 교수 연구팀은 2019년 4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위궤양 천공 수술을 받은 환자 127명의 복부 CT 영상을 AI에 학습시켜 유리가스 영역을 자동으로 구분하는 1차 모델 'FA-NET(Free Air Net)'을 개발했다. 이어 유리가스와 영상 소견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충수염 환자 76명의 CT 영상을 추가로 학습시켰다. 그리고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도록 네거티브 트레이닝(Negative Training) 기법을 적용해 오탐을 줄인 고도화 모델 'FA-NET-NT(Free Air Net Negative)'를 완성했다.

FA-NET-NT 모델은 진단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다이스 점수(Dice score) 0.87점(1에 가까울수록 정확)을 기록했고, 대표 CT 구간을 이용한 영상 단위 분석에서 민감도 85%, 특이도 96%를 달성했다.

FA-NET-NT 모델은 시간차를 둔 새로운 환자 215명을 대상으로 한 검증에서도 95~96% 민감도로 실제 위궤양 천공을 탐지했고, 82~92% 특이도로 유리가스가 없는 타 질환(충수염, 췌장염, 담낭염)과 위궤양 천공을 구분해 냈다.

나아가 연구팀은 모델의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장비 제조사와 촬영 프로토콜이 전혀 다른 타 병원 환자 237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외부 검증을 추가로 시행했다. 그 결과 위궤양 천공에 대한 민감도 95%를 유지했고, 충수염(88%), 췌장염(88%), 담낭염(82%), 장폐색(80%)에 대해서도 모두 높은 특이도를 보여 서로 다른 CT 장비와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검증했다.

김동진 교수는 "이 모델은 의료진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바쁜 응급 상황에서 놓치기 쉬운 유리가스 소견을 한 번 더 확인해 주는 제2의 눈 역할을 하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전문인력이 부족한 야간이나 휴일 응급실에서 신속한 수술 결정을 돕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다기관 전향적 임상연구와 영상의학과 전문의와의 직접 비교 연구를 통해 응급한 진료 현장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후속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진 교수와 박신혜 교수는 2024년 해당 논문 내용으로 대한위장관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우수구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어 2025년에는 로봇을 활용한 최소침습 식도절제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연구로 대한위장관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다시 한번 우수구연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IF=9.0)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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