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은 우리 몸에서 가장 묵묵히 버티는 관절이다. 처음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만 시큰거리던 통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평지를 걷는 것조차 힘들게 만들고, 결국 외출을 꺼리게 되면서 삶의 질까지 떨어뜨린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흔한 원인은 퇴행성관절염이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가 직접 맞닿아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연골이 거의 소실되고 관절 변형이 진행된 말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단순히 수술을 받을지 여부보다 '얼마나 정확하고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는가'가 환자들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매우 정밀한 수술이다. 환자마다 다른 다리 축과 관절 구조를 고려해 뼈를 절삭하는 각도와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위치를 정확하게 맞춰야 한다. 단 몇 밀리미터의 오차만 발생해도 수술 후 통증, 관절 운동 범위, 인공관절의 내구성과 수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정형외과에서는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로봇 보조 인공관절 수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라고 해서 로봇이 스스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수술 전 촬영한 3차원 CT 영상을 기반으로 환자의 관절 형태를 분석하고, 가장 적합한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 위치를 계산한 뒤 의료진이 이를 바탕으로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중에는 계획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0.1㎜ 단위까지 정밀하게 보조해 오차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마다 관절 모양과 다리 변형 정도는 모두 다르다. 로봇 시스템은 이러한 개인별 해부학적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수술을 지원하며, 불필요한 조직 손상을 줄여 출혈과 통증을 감소시키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회복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령 환자에게는 이러한 장점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첨단 장비만으로 좋은 수술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평가해 수술 필요성을 판단하는 능력,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는 경험, 그리고 수술 이후 재활과 회복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의료진의 역량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로봇은 수술의 정확성을 높여주는 도구일 뿐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결국 집도의의 경험과 숙련도에 달려 있다. 의료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지만 그 목표는 하나다. 환자가 다시 통증 없이 걷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좋은삼선병원 로봇인공관절센터·정형외과 김창완 연구부장은 "인공관절 수술에서도 중요한 것은 최신 장비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환자에게 얼마나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 결과를 제공하느냐"라며 "로봇 기술과 의료진의 풍부한 임상 경험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환자는 더 나은 삶의 질을 되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