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속도 느려졌다면 '노쇠' 신호일 수도

제일정형외과병원 재활의학센터 김승연 원장 "진행 후엔 회복 어려워… 조기관리 필요"

김혜란 기자 2026.07.09 10:00:00

제일정형외과병원 재활의학센터 김승연 원장

 

70대 김모 씨는 최근 횡단보도를 건널 때 신호가 바뀔까 서두르는 일이 잦아졌다. 예전에는 여유롭게 건너던 길인데 어느 순간 걸음이 느려졌고, 계단을 오르거나 의자에서 일어설 때도 부쩍 힘이 들었다. 김 씨는 나이가 들어 생긴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노쇠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노쇠는 근력과 균형감각, 신체 회복력 등이 전반적으로 저하돼 질병이나 낙상, 수술과 같은 신체적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는 상태를 말하는 대표적인 노년증후군이다.

노쇠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초기에는 걷기와 같은 움직임의 변화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걷는 속도는 단순히 이동 속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하지 근력과 관절 기능, 균형감각 등 몸을 움직이는 여러 기능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지표다.

따라서 보행 속도가 느려지거나 보폭이 좁아지는 변화는 근골격계 기능 저하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정형외과에서는 보행의 변화를 통해 하지 근력과 균형 능력, 신체 기능 저하 여부를 함께 평가한다.

보행 능력 저하는 단순히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이고, 결국 노쇠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체 근력이 감소하면 활동량이 줄고, 활동량이 줄수록 근육은 더욱 빠르게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여기에 균형감각까지 떨어지면 작은 충격에도 넘어질 위험이 커지고, 고관절이나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회복 과정에서 활동이 제한되면서 노쇠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결국 이전처럼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커진다.

노쇠는 특별한 증상보다 일상생활 속 작은 변화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전보다 걷는 속도가 느려졌다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졌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손을 짚는다 ▲자주 비틀거리거나 넘어질 뻔한다 ▲한 발로 오래 서 있기 어렵다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었다 ▲외출이나 신체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등과 같은변화가 반복된다면 신체 기능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로 여기기보다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신체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재활의학센터 김승연 원장은 "노쇠는 한 번 진행되면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렵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하지 근력과 균형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무리한 고강도 운동보다 걷기와 하체 근력운동, 균형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근육량 유지를 위해 고기·생선·달걀 등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쇠는 피할 수 없는 노화가 아니라 관리가 가능한 신체 기능의 변화다. 보행 능력과 하지 근력, 균형감각은 노쇠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인 만큼, 평소 움직임에 변화가 느껴진다면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신체 기능을 평가받는 것이 좋다. 조기에 발견해 관리할수록 건강한 일상과 독립적인 생활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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